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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라디오의 아침 방송 진행자 두 명이 지난 3월 시드니 텀바롱공원에서 주민 764명에게 한꺼번에 식사를 제공했다. 기네스북이 가장 큰 딤섬 식사였다고 인준했다. 가장 비싼 점심이었지만 손님에게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요리사 100여명이 달라붙어 길이 1930m짜리 피자를 만들었다. 대형 오븐 3개를 설치하고 컨베이어벨트를 돌려 음식을 익혔다. 이 피자를 조각 내 여러 자선단체에 베풀었다. 통 큰 요리였다.

터무니없이 비싼 요리도 있다. 미국 여행전문사이트 ‘스마터트래블’에 따르면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는 600만원짜리 햄버거를 판다. ‘플뢰르버거5000’인데 일본산 와규 소고기와 푸아그라, 검은 송로버섯으로 요리한다. 성 베드로 얼굴이 그려진 300만원짜리 1995년산 샤또 페트뤼스 와인과 함께 서빙된다. 이탈리아 살레르노에서 파는 ‘루이 13세 피자’는 1230만원. 피자에 랍스터와 캐비어가 올려져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일식당 코아에서는 21만원짜리 라면을 판다. 라면과 와규 소고기를 금박으로 치장했다. 허영심에 기대어 희소성을 파는 것이다.

백악관이 국빈방문으로 초청한 외국 정상에게 대접하는 만찬은 손님마다 단가가 다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빈방문 만찬비용은 2억4200만원. 한 명당 120만원짜리 식사가 제공됐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초청 때는 6억8200만원이 들었다. 일인당 200만원짜리 식사였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대접한 만큼 챙겨간다는 게 경제학자의 논리이다. 내는 쪽도 받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의 점심은 어떨까. 올해 그와의 점심 티켓이 54억4300만원에 낙찰됐다. 익명의 낙찰자는 1977년 문을 연 맨해튼의 노포 ‘스미스 앤 월런스키’ 등에서 버핏과 담소하면서 7만원짜리 가재요리나 등심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친구 7명을 부를 수 있다는 게 특혜다. 버핏에게 다음 투자처를 물을 수 없는데도 낙찰가가 오른다. 수익금을 빈민구제단체에 기부하니 20년 동안 매년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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