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故 장영희 교수 오빠’ 장병우 대표, 동생 10주기 참여 후 뇌출혈로 쓰러져…

입력 : 2019-05-29 15:50:19 수정 : 2020-01-15 17:44:05

인쇄 메일 url 공유 - +

 

현대엘리베이터 장병우 대표이사(사진 왼쪽)가 지난 28일 향년 73세의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장 대표가 9일 친여동생이자 수필가인 고(故) 장영희 교수 10주기 행사에 참여한 이튿날 급성 뇌출혈로 쓰러졌단 소식이 전해졌다.

 

장 대표는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이에 어렸을 적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쓸 수 없었던 장 교수를 장 대표는 등에 직접 업고 다녔다는 후문이 있을 만큼 각별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재조명 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9일 “고인이 지난 10일부터 급성 뇌출혈로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 28일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장 교수의 친오빠로, 지난 9일 ‘장영희 10주기 행사’에 참석한 이튿날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시 행사에서 장 대표는 장 교수의 사진을 보여주는 등 동생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밝혔다.

 

장 교수는 1975년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85년 ‘19세기 미국 작가들의 개념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의 자아 여행(Journeys between Real and the Ideal)’이란 논문으로 뉴욕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같은 해부터 모교인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코리아 타임즈 및 중앙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했다. 2006년에는 동아일보 ‘동아광장’ 집필진으로 활동하는 등 칼럼니스트로서 사회 각계에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장 교수는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에 걸려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돼 1급 장애인 판정을 받게 됐다.  2001년 유방암 선고를 받아 3번의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아 회복됐으나 2004년 척추에서 암이 다시 발생했다. 이에 2006년 완치 치료를 받았으나 2008년 간암이 다시 발병하며 치료에 전념했다. 결국 2009년 세 차례의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장애인의 삶을 살며 암 투병을 하면서도 집필 활동을 꾸준히 하며 항암 치료에서도 삶의 희망을 노래한 글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큰 영감을 남겼다. 장 교수는 ‘내 생에 단 한번’(2000), ‘문학의 숲을 거닐다’(2005), ‘축복’(2006), ‘생일’(2006), ‘공부의 즐거움’(2006),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2009) 등을 저서했다.

 

장 교수는 생전 그의 아버지이자 세기를 풍미한 영문학자였던 고(故) 장왕록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교수 10주년 추모식을 맞아 그는 아버지의 글을 책으로 묶어 부녀 공동 저서로 ‘그래도 사랑은 남는 것’을 출간하기도 했다. 2009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 대상을 수상했다.

 


작고한 장 대표는 지난 10일부터 급성 뇌출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장 대표는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럭키(현 LG화학)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금성사(현 LG전자) 해외영업담당 상무와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전무 등을 역임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상근고문에 이어 지난 2016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일명 ‘엘리베이터 전문가’로 불렸다.

 

생전 장 교수는 장 대표에 대해 그의 저서 ‘내 생에 단 한 번’에서 특별한 추억을 공개했는데 “내가 네댓 살쯤 되었을 때 한번은 밤에 전기가 나간 적이 있었다. 깜깜한 암흑 속에서 초를 찾다가 어머니는 오빠에게 초를 사오라고 하셨다. 형제가 많아 항상 자기보다 하나 걸러 아래 동생을 돌보는 것이 원칙이었던 우리 집에서는 나보다 여섯 살 위인 오빠가 나를 ‘담당’했는데, 학교에 있는 시간만 빼면 항상 나를 업고 다녔다”라고 피력했다. 

 

장 교수의 에세이 집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어렸을 적 한방을 썼고 장 대표가 다리가 불편한 장 교수를 등에 업고 다닐 만큼 돈독한 남매 사이 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 대표도 과거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 교수에 대해 “평생을 수필가 장영희 교수의 오빠로 불렸다”라며 “영희는 내가 자기를 키워주고 도와주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내가 힘이 될 때가 많았다”고 장 교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회사 측에 따르면 장 대표의 별세에 따라 일단 김병효·송승봉 부사장이 대표이사직 업무를 대행한다. 장례 절차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이다. 장지는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으로 정해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숙희 씨와 아들 장석환(인제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학교실 부교수)·석원(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디렉터) 씨 등이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
  • 임윤아 '심쿵'
  • 김민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