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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일왕 즉위, 한·일 갈등 풀고 평화로 가는 기회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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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감정으로 한국 수출 타격 / 일본은 과거사 깊이 사죄하고 / 한국은 정치적 악용 자제해야

한·일 갈등의 불똥이 경제로 튀고 있다.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의 중견·중소기업들이 주로 직격탄을 맞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 일본 시사주간지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한국 상품 불매를 언급하자 일본 내 한국 소주 판매량이 급감했다. 일본 내 혐한 감정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직접 투자도 전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한국의 반일과 일본의 혐한 감정이 핑퐁식으로 고조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웃한 두 나라가 장기간 갈등을 빚는 일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외교 갈등이 경제 방면으로 확산되면 양국 모두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양국 정부는 “역내 중요한 안보·경제 현안은 한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북한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려면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런 마당에 어제부터 부산 앞바다에서 우리 해군 주관으로 실시되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회원국 연합해상훈련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불참한 것은 유감이다.

한·일 갈등은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불거졌지만 근본 원인은 일본에 있다. 한국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로 깊은 상처를 입었고, 그 아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과오를 청산하자면 가해자인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첫걸음이다. 그간 일본이 몇 차례 사과를 하긴 했지만 진정성과 실천에서 부족했다. 마침 일본에서 오늘 아키히토 일왕이 물러나고 내일 새 일왕 나루히토가 즉위한다. 헤이세이(平成)시대가 저물고 레이와(令和)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레이와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한다. 새 일왕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태어난 전후세대여서 과거사를 직시하는 융통성 있는 역사관을 지닐 수 있다. 그는 왕세자 시절에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 일왕과 일본 지도층의 실천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한·일 갈등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일본에게서 과거의 잘못을 사과받는 일 못지않게 양국 관계의 미래가 중요하다. 정부가 미래지향적 대일 외교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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