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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으니 예쁘게 하고 다녀?" "남자가 그것도 못해?"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4-29 14:22:00 수정 : 2019-04-29 15: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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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8명은 '직장 내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9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직장편'에 따르면, 재단이 지난 4∼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직장 내 성차별 현황과 개선 방안을 조사한 결과 참여자 1205명 중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83%(1002명)에 달했습니다.

 

여성은 87%(858명), 남성은 67%(144명)가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요.

 

응답자들은 성차별이 심한 분야로 '평가·승진'(27.9%)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임금(21.8%) △업무 배치(18.2%) △가족친화제도 이용(14%) △채용과정(13.1%) 순이었는데요.

 

◆"여자는 이래서 안 돼"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남녀 불문, 직장 내 성차별 여전한 대한민국

 

직장에서 바꾸고 싶은 성차별적인 언행으로는 남녀 모두 '결혼·출산·육아'(21.5%) 관련 내용이 가장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이 때문에 연차를 쓸 때 "여자는 이래서 안 돼"라거나 "여성은 결혼하면 끝"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등이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여성은 "이런 건 여자가 해야지" "여자치고는 잘하네" "독해서 승진한 거다" "술은 여직원이 따라야 제맛이지" 등의 성차별적 발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은 "남자가 그것도 못 해" "남자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남자니까 참아야지" 등을 성차별 사례로 꼽았는데요.

 

응답자들은 성평등 사례로는 출산·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문화(30.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외모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문화(14.8%)와 유연근무·정시퇴근(11.3%)이 뒤를 이었습니다.

 

◆20대男 72.2% "남자만 군대가는 건 성차별"

 

이런 가운데 20대 남성 3명 중 2명은 남자만 군대에 가는 현행 징병제를 성차별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마경희 정책연구실 실장은 지난 18일 연구원 개원 36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념 세미나에서 이런 조사결과를 담은 '변화하는 남성성과 성차별'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발표했는데요.

 

작년 10∼11월 전국 만 19∼59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 72.2%는 '남자만 군대 가는 것은 차별'이라고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반면 30대는 62.9%, 40대 55.0%, 50대 50.1% 등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공감은 떨어졌는데요.

 

'군대 가능하면 안 가는 것이 좋다'는 문항에도 20대 82.6%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30대는 75.3%, 40대 70.6%, 50대 51.8%로 20대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군복무는 시간낭비', '잃는 것이 더 많은 군복무'라는 의견에 20대는 각각 68.2%, 73.5% 공감을 나타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습니다.

 

'경쟁과 성공', '위계와 복종' 성향이 강한 남성을 '전통적 남성성'이라고 분류할 때 4050대 중장년층은 전통적 남성성이 강했지만 20대는 비전통적 남성성이, 30대는 두 남성성이 혼재한 과도기적 남성성이 우세했습니다.

 

비전통적 남성성을 지닌 남성의 경우 68.4%가 남성 징병제를 성차별로 인식했는데요. 이런 부류의 남성 중 65.5%는 '여자도 군대가야 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전통적 남성성으로 분류된 남성의 경우 남성 징병제를 성차별로 본 경우는 56.0%,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고 답변한 경우도 52.4%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마 실장은 "(조사결과는) 변화하는 남성성과 전통적 남성성을 강요하는 징병제 간 극단적 불화관계를 보여준다"며 "징병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교·학과·학점 같아도 女 소득, 男보다 17.4% 낮아

 

한편 남녀의 임금 격차는 경력단절 영향이 아닌 초기 취업단계에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학력이나 전공, 출신대학 순위 등 소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모두 통제해도 초기 취업단계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20% 가까이 낮았습니다.

 

최근 한국사회학회 논문집 <한국사회학> 제53집에 실린 캔사스대 사회학과 김창환 교수와 오병돈 연구원의 논문 ‘경력단절 이전 여성은 차별받지 않는가?’를 보면, 군 복무로 인한 연령 격차 외에 다른 인적 자본 차이가 없는 대학 졸업 2년 이내 20대 여성 근로자의 소득은 남성보다 19.8% 적었는데요.

 

논문은 "가족 배경이나 성별에 따른 세부 전공 차이, 출신 대학의 순위 차이 등 다른 모든 인적 자원 변수를 통제해도 이 격차의 2.4%포인트 밖에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일한 학교·학과에 학점까지 같은 경우에도 경력 초기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소득은 남성보다 17.4% 낮았다는 것입니다.

 

조건이 같은 남성 대비 여성 불이익은 이른바 명문대 출신이 그 외 대학 출신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년제 대학 출신 여성의 소득 불이익은 16.9%지만, 상위 10위권 대학 출신 여성의 불이익은 21.7%에 이르렀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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