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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 못 얻은 北… 비핵화 협상 당분간 정체기

입력 : 2019-04-28 18:40:05 수정 : 2019-04-28 21: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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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북·러 회담’ 어디로 / 전문가들 “제재완화 힘 못 받아” / 하노이 회담 후 고립상황 타개 / 북·미 간 담판만이 해법 재확인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협상은 당분간 정체기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제재 완화의 지렛대’를 얻지 못한 이상 다른 돌파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2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러시아는 현재 북한 때문에 미국·유럽연합(EU)과의 관계 등 더 큰 그림을 망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후 여러 의전을 단축시키고 귀국한 것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도 큰 기대치를 갖고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은 아니었고, 건재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번 북·러 회담은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고립 상황 타개는 북·미 간의 직접 담판을 통한 것뿐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6자회담이나 북·중·러 벨트가 북한에 제공했던 대미 협상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북한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는) 중국 역시 러시아가 자신들 이상으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 위원장 본인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미 협상 재개 시점으로 언급한 연말까지는 정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실무 차원의 대화가 이어지더라도 하노이 회담과 같은 정상회담의 판이 깔리기는 당분간은 어렵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미국으로서는 제재가 작동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먼저 양보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올 연말 이후 한국과 미국의 선거 구도가 개입되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여지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과거 그랬던 것처럼 위기 상황에서의 ‘간헐적 전략 도발’을 감행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정상회담은 북·미 대화 재개에 당장의 디딤돌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재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당장 북한에 줄 수 있는 ‘선물’은 금강산 관광 재개 정도인데, 이 정도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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