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정동일의혁신리더십] 자유로운 참여, 혁신의 출발점

관련이슈 정동일의혁신리더십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9-04-25 20:56:58 수정 : 2019-04-25 20:57: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학습된 무기력증’ 조직 개선 큰 걸림돌 / 리더와 직원, 문제 공유 해결책 찾아야

리더십 강의를 하면 종종 하는 질문이 있다. ‘여러분 회사의 직원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까’라는 단순한 질문이다. 조직 구성원이 매일 업무를 하며 마주치게 되는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일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개선해 나가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까. 그리고 직원은 어떤 이유로 조직운영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공유하지 않고 침묵하게 될까.

몇년 전 직장인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이 소속된 조직에서 문제점이나 개선사항을 알게 됐을 때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 적이 있냐는 질문에 무려 88.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로 직장인의 42.1%가 ‘말을 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란 답변을 선택했다. ‘내 말 때문에 조직 내 갈등이 생기고 감정만 상할까봐’(25.6%), ‘위 사람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13.8%,) ‘튀는 사람으로 찍혀 왕따 당할까봐’(9.4%)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한마디로 무익함과 두려움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해 보았자 크게 달라지는 느낌도 들지 않고, 괜히 나댄다고 찍히면 직장생활하기 어려워진다는 무기력증이다. 그런데 이런 무기력증이 경험과 학습을 통해 형성된 무기력증이란 의미에서 이를 학습된 무기력증이라고 부른다. 학습된 무기력증은 혁신활동의 가장 큰 장애요소이자 조직을 떠나고 싶다는 출발점이 된다. 리더로서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개선해야 할 비효율성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째, 모든 참여의 출발점은 리더와 직원의 1대1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직원을 한번에 모아놓고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회의는 효율적인 것 같지만 이런 환경에서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처음엔 개별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아 나가자. 둘째, 너무 일반적인 이슈에 대한 의견과 피드백을 구하지 말고 조금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는 방식으로 참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절대 좋은 의견을 낸 직원에게 책임지고 추진해 보라는 부담을 지우지 말라. ‘우리 팀에서는 의견 내는 순간 총대 메야 해’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되면 아무리 열정적인 직원이라도 참여를 주저하게 되고 좋은 의견이 있어도 이를 공유하기 어렵게 된다. 넷째, 개선에 대한 좋은 의견이 나온다면 그 추진과정을 자주 소통하라. 의견을 낸 사람은 대개 내가 낸 아이디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 전체 직원과 공유하고 그 의견을 낸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라.

좋은 조직의 정의는 개선해야 할 비효율성이나 문제가 전혀 없는 조직이 아니다. 좋은 조직이란 개선해야 할 비효율성이나 문제가 생기면 비교적 자유롭게 수면위로 올라와 구성원이 이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조직이다. 혹시 문제가 발생한 후에 직원을 향해서 ‘이런 걸 어떻게 나만 모르고 있었어’라고 소리쳐본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어쩌면 내가 이끌고 있는 조직은 조금씩 아래로부터 썩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 회사의 직원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