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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에 박수갈채…크리스 데이비스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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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12 14:48:57 수정 : 2019-04-12 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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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으로 타석에서 물러나는 선수를 향해 홈팬들이 비난과 야유를 하기보다는 환호성을 지른다면 어떤 상황일까. 좋게 생각하면 격려와 응원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크리스 데이비스(33)에게는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바로 조롱이다.

 

데이비스가 불명예 기록을 자꾸 쌓아가고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 연속타수 무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던 데이비스는 12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던 야즈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에서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면서 또 하나의 오점이 될 기록을 남기게 됐다. 바로 1984년 토니 베르나저드(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세운 57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을 넘어 61타석 연속 무안타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자신이 가진 연속 타수 무안타 기록도 53타수로 늘어났다. 

 

베르나저드와 57타석 무안타 타이 기록을 가진 채 데이비스는 2회 2사 후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섰다. 풀카운트에서 92마일 패스트볼을 잘 받아친 타구는 펜스를 향해 날아갔지만, 중견수가 달려가 워닝 트랙에서 뛰어올라 잡아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안타 확률이 65% 되는 타구였으나, 중견수 라몬 로리아노의 호수비거 데이비스를 신기록의 사나이로 만들어줬다.

데이비스는 2016년 볼티모어와 7년 총액 1억6100만달러(약 1841억원)의 대형계약을 맺고 입단한 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엔 128경기 470타수 79안타를 쳐 타율 0.168에 그치며 역대 규정타석 타자 최소 타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팀내 최고연봉 선수에 실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선수를 데려가고 싶어할 팀이 없기에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 데이비스는 볼티모어의 계륵이 되고 있다. 더군다나 문제는 데이비스는 ‘지불 유예(deferred)’ 계약을 한 상태라는 점이다. 계약 총액 1억6100만달러 중 4200만달러를 계약기간에 주는 것이 아니라 계약이 끝나는 2023년부터 15년간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자금 여력이 없는 스몰마켓 구단이 목돈을 쓰지 않기 위해 마련한 방법이다. 이에 따라 데이비스는 계약이 끝나더라도 2037년까지 연 평균 280만달러(약 32억원)를 볼티모어 구단로부터 연금처럼 받는다. 이렇게 만 51세까지 볼티모어는 데이비스로 인한 재정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최악의 계약이 남긴 업보인 셈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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