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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염색에 제모 왁싱… 교묘히 법망 피해 간 '미꾸라지' 하일

입력 : 2019-04-10 23:00:00 수정 : 2019-04-11 09: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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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018년 두 차례 마약 투약 혐의 경찰조사/삭발 및 제모(왁싱) 수법으로 불기소 처분 이끌어내/이번엔 마약 '양성 반응'… 범행 일체 시인/종교·동성애 관련 또 다른 논란도/구속영장은 기각… 수원지법 "증거 인멸하려 한 정황 없어"

 

법을 너무 잘 알아서일까. ‘경상도 사투리 구사하는 외국인 국제변호사’로 얼굴이 알려지며 왕성한 방송활동을 해온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0, 사진)씨는 이미 두 차례나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교묘한 수법으로 법망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경찰은 2017년과 2018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하씨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고 밝혔다. 2017년 7월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하씨를 세 번 불러 조사했다. 그런데 당시 하씨는 삭발을 하고 온몸에 제모를 한 채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마약수사는 피의자의 머리카락 등을 임의제출 받아 잔류 마약 성분을 분석하게 되는데, 하씨의 경우 전신을 제모하는 바람에 경찰은 소변으로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지만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당시 하씨의 자택 압수수색에서도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고, 하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3월에도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마약사범으로 구속된 A씨로부터 “하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그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이 때도 경찰은 증거를 찾지 못했다. 안양동안서 관계자는 “하씨가 몸의 주요 부위에 (제모)왁싱 시술을 하고 와 가슴 잔털과 소변 등을 검사했지만 음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집 압수수색에서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경찰은 하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그런가 하면 당시 하씨의 이름을 거론한 A씨는 남성으로, 하씨와 ‘연인 관계’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또 한 번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특히 하씨는 동성애를 금하는 몰몬교 선교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하씨의 아내는 남편의 마약 투약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하씨는 결국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중순 하씨가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구매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마약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오고 그의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 등 증거가 발견되면서 그는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은 9일 하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하씨는 10일 오전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고,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풀려났다.

 

한편 하씨는 1958년 미국 유타주에서 태어났다. 몰몬교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가 1985년부터 부산에서 생활했다. 1987년 지금의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3명의 아들이 있다. 1997년 한국인으로 귀화했으며 현재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1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참여했지만, 결국 ‘통편집’ 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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