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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실수로 15억 미사일 '천궁' 오발…대형사고 부를 뻔

입력 : 2019-03-22 06:00:00 수정 : 2019-03-22 08: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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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조사단, 오발 사고 원인 발표/ 케이블 분리 안 한 채 점검 진행/ 공군, 정비요원 2명 문책위 회부
적 항공기 격추용 중거리 지대공유도 무기 '천궁(天弓)' 1발이 정비작업 중 비정상적으로 발사돼 공중 폭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사진은 천궁으로 보이는 물체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8일 강원 춘천시 공군부대에서 발생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天弓) 오발 사고는 정비 요원들의 과실로 발생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자칫하다가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군의 기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발당 가격이 15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무기를 ‘단순 실수’로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군은 21일 ‘천궁 미사일 비정상발사 조사결과’ 자료를 통해 “(천궁의) 비정상발사는 연간 정비 일정에 따라 천궁 발사대 기능을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며 “정비 요원들이 케이블 분리 및 연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비정상 발사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강원 춘천시의 한 공군부대에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이 비정상 발사돼 폭발하기 전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사고 직후 공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천궁 제조업체인 LIG 넥스원 등이 참여한 민·관·군 합동조사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공군 정비 요원 4명은 연간 계획점검의 일환으로 천궁 정비를 진행했다. 정비 요원 중 2명은 점검 전 미사일에 연결된 실제 작전용 케이블(황색)을 분리하고 시험용 케이블(흰색)을 연결해야 했다. 하지만 정비 요원 간 의사소통이 명확하지 않아 작전용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대 점검이 이뤄졌다. 공군 관계자는 “근접거리에서는 정비 요원 2명이 작업을 하게 되어 있다. 구두로 ‘케이블을 분리했나’고 확인한 뒤 점검을 해야 했지만 집중력이 저하됐는지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점검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점검용 노트북을 통해 입력된 발사 신호가 미사일에 전해졌고, 미사일은 발사 후 자동폭발 시스템에 의해 3.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천궁은 발사 후 목표물 타격에 필요한 레이더 유도를 받지 못하면 자폭하도록 설계됐다.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발사 장면.

사고원인이 정비 요원 과실로 드러남에 따라 공군은 정비 절차를 보완하는 한편 정비작업 중 과실을 범한 정비 요원들을 문책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공군 관계자는 “해당 정비 요원들은 조사과정에서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정비작업에 참여했던 요원 2명은 천궁이 전력화된 2015년부터 천궁 정비를 해왔으며, 이 중 1명은 정비 경력이 15년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군은 사고원인이 정비 요원 과실로 밝혀짐에 따라 천궁 미사일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궁은 사거리가 40㎞로 항공기 요격작전에 쓰인다. 1개 발사대당 8기의 미사일을 탑재해 하나의 발사대에서 수초의 짧은 간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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