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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지갑’ 직장인 거센 반발…신용카드 소득공제 3년 연장, 독일까 득일까?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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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5 05:00:00      수정 : 2019-03-14 10:31:17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결국 다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입 20년을 맞은 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일몰 시한이 다가올 때마다 직장인들의 반발에 밀려 존속했는데요.

 

신용카드 사용액 소득공제 제도는 1999년 9월 소득세법 개정안에 처음 담겼습니다. 근로소득자 세 부담 완화와 과표 양성화 등이 목적이었습니다.

 

애초엔 2002년 11월30일 없어질 예정이었지만, 번번이 저항에 부딪혀 1∼3년씩 연장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 사이 공제 혜택도 수차례 변경됐습니다. 처음엔 총급여 10%를 초과하는 지출을 대상으로 300만원 한도에서 초과 금액의 10%를 공제했는데요.

 

이후 소득공제율을 10%에서 20%로 높이고 공제 한도도 500만원까지 늘렸다가 2003년 12월부터는 단계적으로 공제율 15%로 낮추는 등 혜택을 제한했습니다.

 

2008년에는 총 급여액의 20% 초과 금액에 대해 20%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2010년대 들어서면서 소득공제 문턱을 총급여의 25%로 높이며 공제율을 15%로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 제도 도입 목적이 이미 달성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를 언급하면서, 이번에는 일몰기한이 연장되지 않고 끝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었는데요.

 

이 당시 홍 부총리는 "내년에 폐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상당 부분 당초 제도 취지가 달성됐다고 보고 내년에 세제개편을 하면서 판단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달 초에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근로자 반발 우려, 정치적 이유로 물러선 것"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지하경제'를 줄이는 목적으로 만든 것인데, 지금은 신용카드가 보편화해 정부가 혜택을 줄 필요성이 없는데 근로자 반발이 우려돼 정치적 이유로 물러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해외에도 거의 없는 제도라 원칙적으로는 없어지는 것이 중론입니다.

 

반면 서민 부담을 고려하면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고소득자의 경우 제한적인 혜택만 보고 1000만명에 가까운 이들이 혜택을 보는 보편적인 소득공제라 축소할 경우 결국 서민 증세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신용카드 공제를 줄이면 일시적으로는 세수가 늘어도 탈루가 증가해 되레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카드 소득공제 축소에 대해 납세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입니다.

 

국민 3명 중 2명 꼴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연장에 대한 찬반을 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응답자 65.9%가 세금부담 완화를 위한 공제 연장에 찬성했습니다.

 

탈세 방지라는 도입 취지가 충족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0.3%로, 찬성의 3분의 1 수준이었는데요. 모름•무응답은 13.8%였습니다.

 

조사 결과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 의견은 직업과 연령, 이념성향, 정당지지층 등 모든 계층에서 두루 높았습니다.

 

특히 학생(연장 83.7%·폐지 0.0%), 사무직(연장 73.8%·폐지 15.9%), 노동직(연장 70.1%·폐지 24.4%)과, 30대(연장 70.1%·폐지 21.0%), 50대(연장 70.1%·폐지 22.3%) 등에서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70%를 상회했습니다.

 

◆정부 "일몰 연장 외 아직 정해진 것 없다…종합 검토 필요"

 

납세자연맹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고,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를 거론한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정부가 복지 재원을 위한 증세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를 들고 나왔던 것으로 본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더라도 꼼수로 떠보기보다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모두에서 일몰 연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고,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일몰을 3년 정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13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일몰 시한 3년 연장이 결정됐습니다.

 

당정청이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일몰을 3년 연장하기로 하면서 제도 폐지 논란이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공제율도 현행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당의 의견과 달리 정부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일몰 연장 외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현행대로 갈지 축소할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며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 "폐지 아닌 축소라도 했어야"…이해관계 복잡, 앞으로 건들기 더 어려울 듯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세원 파악을 위한 비용 성격이었지만, 세금을 내는 사람들에게는 감세 혜택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정무적 판단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토론이나 공청회 등을 통해 공제 축소 및 폐지 당위성을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고는 쉽사리 없애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권이 서둘러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을 결정한 것은 신용카드 공제 제도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정부 고위관계자 발언이 증세 논란으로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여권 입장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말정산 결과를 통보받을 직장인 심기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신용카드 발급이 남발되고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신용불량자가 증가하고, 가계부채 역시 치솟았는데요.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무엇보다 신용카드 공제제도는 신용카드 결제를 더 많이 하는 고소득자일수록 더 많은 소득공제를 받게 되어 세부담이 '역진적'이라는 점이 있다"며 "물론 공제한도가 설정되어 있어 고소득자라 할지라도 그 혜택을 무한정 받을 수는 없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고소득 근로자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직계존속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서도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로 결제한 의료비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의료비 공제를 동시에 받는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액은 2017년 기준으로 이미 24조원이 넘고, 세금감면액만 2조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조세지출액의 5~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고 덧붙였습니다.

 

한시적으로 도입된 제도가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점점 폐지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고 이 교수는 우려했는데요.

 

실제 상당수 전문가들은 해당 제도 폐지를 주창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회예산처는 “수혜자가 많아 즉시에 폐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단계적인 축소·폐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전통시장 및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등 정책 목표를 위해 추가한 공제항목부터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폐지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혜택을 줄였어야 했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분석결과를 종합해 보면, 현재 15%인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0%로 낮춘다고 해도 연봉 5000만~6000만원 직장인 1인당 공제액 감소폭은 9182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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