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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하노이 결렬, 美에 귀책사유” 발언 뒤 철회

입력 : 2019-03-12 18:49:52 수정 : 2019-03-13 15: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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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토론회서 표현 번복/ “美 빅딜 주장에 판 깨졌다” 지적 뒤/ 토론 말미 “쌍방책임”으로 바꿔/ “영변, 전체 北핵시설의 70∼80%/ 검증 가능하게 영구적 폐기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2일 “‘영변 핵시설이 전체 북한 핵시설의 70∼80%는 된다’고 분석한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결렬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영변+α’를 요구했고, 북·미의 영변 핵시설의 위상에 대한 인식차는 회담 결렬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배경과 향후 북·미 관계를 전망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문 특보는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영변 핵시설이 북한 전체 핵시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헤커 교수는 70∼80%,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50%, 보수파들은 10%를 주장한다”고 설명한 뒤 헤커 교수의 견해에 손을 들어줬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우리가 보고 확인한 영변 시설을 선제적으로 검증 가능하게 영구 폐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헤커 박사와 올브라이트 소장은 세계적인 핵 전문가로 꼽힌다.

 

문 특보는 ‘어느 쪽에 회담 결렬의 사유가 더 많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느 한쪽에 사유가 있지는 않다”면서도 “북한은 예측가능한 행태를 보였고, 미국은 예측가능하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하노이 회담 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 가서 ‘점진적·병행적 접근’이라는 메시지를 줬으나 갑자기 ‘빅딜’로 나왔다”고 밝혔다. 최근 부상하는 ‘미국의 입장 선회’ 논란에서 비건 대표가 제시했던 ‘점진적 접근’이 애초 북한의 ‘부분적 접근’과 같은 의미였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문 특보는 반복되는 질문에 “협상의 흐름에서 판을 깬 것은 미국이 아닌가 생각되고, 그런 점에서 미국의 귀책 사유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 말미에는 “쌍방의 책임이 있는 만큼 ‘귀책 사유’라는 표현은 철회한다”며 앞서 내놓은 발언을 번복했다. 그런가 하면 문 특보는 “미국도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만큼 판이 깨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북한과 미국 쌍방이 자제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당분간 우리 측이 북한에 제시할 게 없다는 점을 들었다. 오히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서울 답방보다 시기적으로 더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지난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의혹을 폭로한) 마이클 코언 변수가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미국 국내 정치 변수가 다른 변수들보다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북한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과 한편”이라며 우리 정부가 사용하는 ‘중재역’은 옳지 않은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서 중재역 대신 ‘촉진자’를 제시했다.

 

문 특보는 회담 결과에 대해 “‘노딜’이지, 딜(협상)이 깨진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등을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하면 상당한 악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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