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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짜리 커피 매장에도 ‘키오스크’…기기값보다 인건비가 부담

입력 : 2019-03-13 08:00:00 수정 : 2019-03-12 18: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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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매장. 이 매장은 아메리카노 한잔의 가격이 15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다. 사람 5∼6명이 들어가면 공간이 가득 찰 정도로 좁은 매장 한편에는 무인주문기인 ‘키오스크’(kiosk)가 설치돼 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키오스크로 메뉴를 선택한 뒤 결제를 하고, 직원들은 주문대로 커피를 만들어 건넨다. 손님 박모(27·여)씨는 “좁은 매장에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키오스크로 빠르게 주문을 마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매장의 직원도 “키오스크가 주문을 전담하는 덕분에 커피 만드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귀띔했다. 

 

◆프랜차이즈에서만 보이던 키오스크, 이젠 김밥집에서도

 

패스트푸드점이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키오스크가 최근에는 소규모 업소나 최저가 매장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 반면, 키오스크는 공급가격이 낮아지면서 생긴 결과다. 키오스크가 확산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대체로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분식점. 이 매장은 좌석이 20개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좁은 편이다. 매장의 한편에는 메뉴를 주문받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직원들은 키오스크로 접수된 주문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손님이 붐비는 점심시간이면 직원들이 좁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을 필요가 없어 효율적이다. 

 

◆키오스크 공급가격 인하, 최저임금 인상 맞물려 공급 확대

 

판매 가격이 1000∼2000원 수준밖에 안 되는 매장에서도 키오스크 도입이 가능해진 것은 키오스크의 공급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키오스크를 생산하고 렌털하는 한 업체의 렌털 가격은 2∼3년 약정을 기준으로 월 9만∼18만원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적용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대신 키오스트를 렌털하는 게 부담이 더 적은 것이다.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는 한 매장 관계자는 “손님들도 예전보다 키오스크에 익숙해져서 주문을 접수하는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키오스크가 더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소액을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직원이 응대하면 괜히 눈치가 보여서 다른 물건을 더 사는 경우가 있었다”며 “키오스크는 그럴 필요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4)씨는 “키오스크가 익숙해지면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보다 시간이 단축된다”며 “할인이나 적립도 직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키오스크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소비자들은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의 한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키오스크 사용 방법을 몰라서 헤매는 고령 이용자들이 쉽게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키오스크의 급격한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키오스크 증가가 고용시장의 침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키오스크가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들을 대체함과 동시에 공급가격마저 낮아져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근로자를 선호하는 사업장이라도 임금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키오스크가 확산되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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