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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경색 조짐…중재자 文의 '경협' 카드 통할까? [뉴스분석]

입력 : 2019-03-10 19:07:10 수정 : 2019-03-11 0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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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개성·금강산 제재 면제 검토 안해” / 트럼프도 사흘 연속 北움직임에 “실망” / 안보리 대북제재도 가능성 낮추는 요인 / 전문가 “지금 경협 얘기땐 美 신뢰 잃어” / 일각선 “한·미 협의 거치면 해결할 수도”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양국 관계가 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국면을 보여 온 흐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로 대표되는 ‘남북경협’ 카드를 통해 북·미 간 협상을 다시 이끌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경협에 대해 미국 조야의 비판 여론이 비등해 우리 정부의 행보가 성과를 보일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남북경협 실현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무엇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 “조금 실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7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반응으로 미뤄 남북경협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기조로 삼고 협상에 나서는 미국에 남북경협을 당근책으로 내미는 것은 ‘선 제재완화’로 협상 틀을 크게 바꾸는 것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엔 북한이 영변 외 시설에 대한 폐기 등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게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용한 개성공단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정부가 경색된 북·미 관계 해소 방안으로 ‘남북경협’을 꺼내들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4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의 모습. 파주=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도 남북경협 가능성을 낮추는 하나의 장애물이다. 유엔 대북제재 2375호는 북한에 대한 합작사업을 금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합작사업에 해당되는 개성공단 재가동이 불가능한 이유다. 금강산관광 재개는 조금 다르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현대아산 기업을 통하지 않은 개별적 북한 방문은 통일부와 북한의 비자 발급이 있으면 가능하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이런 방문은 제재 완화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시행할 이유가 없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있으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도 가능하겠지만, 지금 남북경협을 이야기하면 미국의 신뢰만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남북경협을 꺼내들면 ‘북한 편들기’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신뢰를 쌓아왔다면 가능한 방향이지만,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대북제재와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모두 사실상 미국이 부과한 제재이기 때문에 한·미 협의를 거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북 제재 문제는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조율하면 해결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와 유엔 대북제재 모두 미국이 틀어쥐고 있는 것으로, 조율이 가능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해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만들어내 이를 예외로 하는 결의안 채택도 가능하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해석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멈춘 이유가 유엔 제재와는 별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나오고 있다. 금강산관광은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른 이명박정부의 5·24 조치로, 개성공단은 박근혜정부 당시 개성공단으로 흘러들어 간 근로자 임금이 북한 정권의 핵 개발 자금으로 전용된다는 주장에 따라 폐쇄됐다. 유엔 제재는 이런 국내 상황과 별개로 부과됐기 때문에 예외로 두는 안 또한 채택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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