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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100년 라이벌의 생존을 위한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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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28 21:17:47 수정 : 2019-03-18 16: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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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벤츠, 차량공유 공동투자 나서/융합의 시대, 혁신 없인 퇴보 불가피

며칠 전 외신에서 100년 넘게 경쟁했던 BMW와 벤츠가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서비스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사실 100년 라이벌인 BMW와 벤츠의 생존을 위한 협업은 2018년 초부터 시작됐다. 두 회사는 차량 공유뿐만 아니라 주차, 전기충전, 비용계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위해 50대 50의 지분을 투자해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로 작년 3월 발표를 한 바 있다.

 

100년 라이벌이 협업하는, 아니 협업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목적은 하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이들은 자동차와 관련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만 하다가 우버, 애플, 구글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에 한방에 훅 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100년간의 경쟁을 접고 ‘협업’과 ‘공생’의 관계를 시작한 것이다. 화장품 회사가 제약회사와 경쟁하고 IT회사가 슈퍼마켓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영원한 적도 없고 친구도 없다는 사실을 BMW와 벤츠의 협업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든 것이 융합되고 동시에 경쟁의 대상이 되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20세기와 21세기 기업경영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바로 우리 회사가 활동하는 업의 경계가 속속들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동차’ 회사야 혹은 우리는 ‘은행’이야 라고 규정하는 순간 경쟁력은 사라지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기업활동의 목적을 고객 경험의 극대화에 맞춰서 지속적인 혁신을 해나가지 않는다면 어떤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런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의 성장이 과거에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통해 이뤄졌다면 미래에는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래의 성장은 다른 기업과의 ‘협업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많은 기업이 고객 경험적 사고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제휴와 협업을 통해 성장을 이뤄 가려 하기보다 기술과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동차가 수소연료로 가는지 전기로 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A에서 B로 좀 더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묻고 싶다. 나는 혹시 자신의 컴포트존(comfort zone·안락지대)에 갇혀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보지 못하고 조금씩 도태돼 가고 있지는 않는가. 내부지향적인 시각과 마인드로 인해 외부의 네트워크를 통한 기회창출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는지 고민해 보자. 서류를 읽고 직원과 회의를 하며 회사 내부에서 보내는 시간과 비교해 고객과 시장을 관찰하고 성장과 혁신을 위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고민해 보라. IT 기업의 리더가 아니어도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CES)와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해야 할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100년 라이벌인 BMW와 벤츠가 왜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 노력할 수밖에 없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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