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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시력저하·발기부전·의처증… 혹시 뇌종양 ?

입력 : 2019-02-25 03:00:00 수정 : 2019-02-24 23: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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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 다양/뇌 압력 올라 환자의 70% 두통 호소/ 뇌신경 종양땐 후각·시력장애·이명/ 측두엽에 생기면 의처증 보일수도/“악성 뇌종양 빨리 자라는 특성 보여/ 빨리 병원에 가 MRI 등 검사 필요” # 중학교 교사인 박모(47·여)씨는 최근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확연하게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특히 걸어다닐 때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운전 중 옆 차가 끼어드는 것을 못 느끼는 경우도 생겼다. 처음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생각했지만, 점점 증상은 심해졌다. 동네 안과를 찾아 검사를 해봤지만 별다른 이상 소견은 없었다. 이후 대학병원 신경외과를 찾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해본 결과 뇌하수체에 종양이 커지면서 근처에 있는 시신경을 압박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 남모(51)씨는 몇 개월 전부터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졌다. 심지어 발기부전과 성욕감퇴까지 나타났다. 결국 종합건강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뇌하수체에 3㎝ 정도 크기의 뭔가가 보인다는 소견을 들었다. 또 호르몬 검사와 몇 가지 성기능 검사를 해본 결과 프로락틴 수치가 정상보다 크게 높았다.

발병하는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 치료 시기를 놓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뇌종양이다. 종양은 생기는 위치에 따라 두통, 의처증(의부증), 발기부전, 시력저하,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여러 진료과를 떠돌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또한 뇌종양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두통 같이 흔한 증상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그냥 두통약만 먹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뇌종양의 다양한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뇌종양 치료는 종양의 종류·위치·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뇌수막종·뇌신경초종·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 뇌종양은 수술이나 방사선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하나 악성 뇌종양은 빨리 자라는 특성 때문에 수술 후에도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내원자에게 뇌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뇌종양 환자 2만명… 증상 서서히 나타나 조기 발견 어려워

뇌종양은 우리 몸 최고의 중추기관인 뇌의 신경조직에 생기는 종양이다. 종양의 심각성(악성도)에 따라 크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구분된다. 양성종양에는 뇌수막종·뇌신경초종·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에는 악성 신경교종·전이성 뇌종양·림프종 등이 있다. 대한뇌종양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2500∼4500명이 뇌종양으로 새롭게 진단받는다. 현재 뇌종양으로 고통 받는 환자는 약 2만명으로 추정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윤완수 신경외과 교수는 “뇌종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암물질 방사선·바이러스·뇌손상·에이즈(AIDS)·유전·흡연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에는 휴대전화 전자파에 의한 뇌종양 발생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생 부위 따라 두통·시력장애·의처증·발기부전 등 증상 다양

뇌종양이 발생하면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뇌종양에 의해 뇌 속 부피가 늘어나 뇌의 압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뇌종양 환자의 70%가량이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새벽에 두통으로 잠을 깨기도 한다.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점차 심해지고, 오심과 구토가 동반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종양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치명적인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뇌신경에 종양이 있으면 후각장애·시력장애·이명·어지럼증·안면마비·연하장애·음성변화가 생길 수 있다.

뇌의 좌측 측두엽에 발생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망상이 생겨 의처증이나 의부증을 보일 수 있다. 전두엽에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 공격적인 성격을 보이기도 하고, 뇌의 시상하부에 종양이 생기면 호르몬 이상을 동반해 매사 의욕이 없어지고 발기부전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뇌종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기 힘들다.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뇌종양 의심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이런 증상이 발생했을 땐 MRI,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같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은 뇌의 구조
◆종양 종류·위치·크기 따라 치료법 결정… 조기 치료 중요

뇌종양의 치료는 종양의 종류·위치·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뇌수막종·뇌신경초종·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이나 방사선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악성 뇌종양은 빨리 자라는 특성 때문에 수술 후에도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내시경을 이용한 뇌종양 수술은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였다. 윤 교수는 “뇌종양은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가급적 조기에 신경외과를 찾아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통이나 시력저하, 기억력 장애 같은 증상을 단순히 노화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세라고 소홀히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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