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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지는 인간관계?…새로운 만남도, 연애도 스마트폰으로 하는 현대인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2-20 05:00:00 수정 : 2019-02-20 09: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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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중 1명 '사교 모임' 앱 이용 의향…"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 만날 수 있어 좋다" / '소셜 데이팅' 앱 이용 경험은 적은 편…주로 이성에 대한 호기심에 이용 / "이성을 주변에서 찾지 않고 소개팅 앱 이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인식은 적어 / 10명 중 8명 "불건전한 목적으로 소셜 데이팅 앱 이용하는 사람들 많을 것 같다" / 소개팅 앱 시장 올해 2000억원대까지 성장할 듯…각종 범죄 예방 위해 안전장치 필요하다는 지적도
바쁜 일상과 개인화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 인간관계를 확장하고, 유지하는 일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맺는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인간관계가 학연(출신학교에 따라 연결된 인연)과 지연(출신지역에 따라 연결된 인연)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 최근에는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려는 욕구가 커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교 모임' 애플리케이션(앱)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모임 앱의 등장은 젊은 미혼남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앱을 기반으로 만나는 것은 미혼남녀의 연애에도 해당됩니다. 좁아진 인간관계로 인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줄어들면서 '소셜 데이팅' 앱을 통해 이성을 찾는 미혼남녀가 조금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혼남녀 10명 중 6명은 "취미와 관심사, 취향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만남을 가질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44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사교 모임 앱과 소셜 데이팅 앱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간관계의 유지 및 확장에 어려움을 느끼는 현대인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로 사교 모임 앱과 소셜 데이팅 앱 활용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먼저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최근에는 학연과 지연에 의한 전형적인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취미와 취향, 관심사 등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진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실제 미혼남녀 상당수가 이런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혼남녀 10명 중 6명(62.5%)이 취미와 관심사, 취향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만남을 가질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취미와 취향, 관심사에 의한 만남을 용이하게 하는 사교 모임 앱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모습으로, 이러한 앱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55.1%)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다양한 사교 모임 앱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욕구도 비교적 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미혼남녀 2명 중 1명(51.8%)이 취미와 취향,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게끔 도와주는 사교 모임 앱을 이용해볼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사교 모임 앱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인맥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54.8%·중복응답)는 생각을 단연 많이 내비친 것입니다.

인맥을 넓히고 싶은데(41.9%), 주변에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25.9%)는 생각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었는데요.

사교 앱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미혼남녀들은 여러 분야 중에서도 문화·공연·축제(42.1%·중복응답) 분야와 운동·스포츠(40.7%) 분야에서의 새로운 만남을 주로 많이 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소셜 데이팅' 앱 이용경험 있다" 15.1%뿐…왠지 이상한 사람 많을 것 같아 이용하지 않아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소셜 모임 앱을 이용하는 한편으로는 연애 상대를 찾기 위해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소셜 데이팅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은 듯했는데요. 미혼남녀 66%가 소셜 데이팅 앱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실제 이용경험(15.1%)은 적었습니다.

소셜 데이팅 앱 이용자는 주로 호기심(50.3%·중복응답) 때문에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친구 및 대화상대를 만나고 싶거나(27.2%),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이성을 만나고 싶다(24.5%)는 바람으로 소셜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주변에 소개팅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되고(23.2%),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22.5%)는 현실적인 이유로 소셜 데이팅 앱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는데요.

반면 소셜 데이팅 앱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왠지 이상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52.5%·중복응답)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앱을 통해 만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안 가고(49.1%), 위험한 일을 당할 것 같으며(41.1%), 성적 호기심 때문에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38.9%)는 이유 때문에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기본적으로 소셜 데이팅 앱과 이용자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77.8% "불건전한 목적으로 소셜 데이팅 앱 이용하는 사람들 많을 것 같다"

소셜 데이팅 앱과 관련한 다양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소셜 데이팅 앱의 부정적인 측면이 주로 많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10명 중 8명(77.8%)이 불건전한 목적으로 소셜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단적인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소셜 데이팅 앱으로 만나는 상대는 어딘가 신뢰가 가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63.1%에 달했는데요.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불건전한 목적으로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고(남성 73.8%, 여성 81.8%), 여기에서 만나는 상대에게 신뢰감을 갖지 못할 것 같다(남성 52.6%, 여성 73.6%)는 주장을 많이 피력했습니다.

반면 소개팅 앱에 나오는 이성의 프로필은 대체로 믿을 만하다는 의견(5.5%)은 찾아보기 어려웠는데요. 2명 중 1명은 소개팅 앱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외모밖에 없으며(51.8%), 그렇기 때문에 진지한 만남이 어려울 것 같다(49.4%)고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소셜 데이팅 앱 사용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아니었는데요.

주변에서 이성을 찾지 않고 소개팅 앱을 이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시선은 전체 24.1%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연애를 하고 싶은데 주변에 만날 사람이 없으면 소개팅 앱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의견(43.7%)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32.6%)보다 좀 더 우세했는데요.

물론 소개팅 앱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좋은 연애상대를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연애상대를 어떻게 만나느냐 보다 누구를 만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혼남녀(77.3%)가 많은 것입니다.

성별(남성 76%, 여성 78.6%)과 연령(20대 초반 77%, 20대 후반 78%, 30대 초반 73.5%, 30대 후반 79%, 40대 초반 79%)에 관계 없이 만남의 방식보다는 어떤 상대를 만나는지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비슷했는데요.

데이트 상대를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만나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동의 45.4%·비동의 28.9%)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소개팅 앱으로 만나도 지속적인 만남이 가능하고(동의 43.4%·비동의 21.7%), 결혼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동의 30.8%·비동의 26.9%)는 인식도 적지 않았습니다.

◆소개팅 앱 시장 올해 2000억원대까지 성장할 듯…인증절차 강화, 업계 자체 정화해야

최근 2030대 직장인들이 몰리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른바 '비영리 소개팅'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비영리 소개팅은 온라인에서 따로 주선비를 받지 않고 비슷한 조건과 취향의 남녀를 이어주는 서비스를 뜻합니다.

주로 뜻이 있는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30명 정도의 남녀 일정 인원을 모집하고, 이들의 이상형을 분석해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비가 적게는 수백에서 수천만원 수준인 결혼정보업체와 달리 무료로 진행되고, 참가자 대다수가 커뮤니티 회원이라 신분이 보장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비영리 소개팅의 성행이 스펙에 기초한 조건 만남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요. 일부 주최자들이 비영리 소개팅을 열겠다며 휴대폰 번호 등 신상 정보를 모았다가 잠적하는 경우도 왕왕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개팅 앱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름,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도용돼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문제는 사칭으로 인한 피해가 명확해도 가해자 파악이 쉽지 않아 수사로 이어지기 여의치 않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피해를 예방하려면 최소한의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업체들도 적지 않은 현실입니다.

한 전문가는 "소개팅 앱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인증절차가 허술한 앱이 많다"며 "본인 인증절차를 까다롭게 관리하는 곳도 있지만, 메일이나 SNS 계정만으로도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어 허위정보를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소개팅 앱 시장은 올해 20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개팅 앱을 매개로 성범죄나 사기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용자에게 필요한 안전수칙을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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