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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SNS시대의 갑은 서칭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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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5 21:14:29 수정 : 2019-02-15 16: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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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나라에 입양됐던 쌍둥이 자매가 서로를 찾게 됐다는 소식이 있었을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갖는 위력이 대중에게도 실감됐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의존도는 점차 커졌으며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 우리 삶을 휘몰아가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스타임, 페이스북 메시지 등의 소통방식이 중심이 된 영화 ‘서치’(감독 아니시 차간티)는 디지털 소통이 얼마나 우리 일상에 깊게 들어와 있는지를 부각시키는 영화다. 감독은 구글 글라스를 끼고 어머니를 찾아간다는 2분짜리 영상 ‘구글 글라스: 시드’로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 발탁됐던 경력의 소유자다.

영화는 거의 모든 화면이 페이스타임이나 폐쇄회로(CCTV) 등 PC버전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는 시작부터 키보드에 글자가 업로드되는 PC 화면이 펼쳐진다. 딸 마고(미셸 라)의 탄생과 행복했던 유년 시절부터 가족의 아픔까지를 영상통화와 스케줄러, 홈비디오, 문자메시지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사건은 친구 집에서 밤을 새우겠다던 딸 마고가 그 이튿날부터 행방불명이 되자, 아버지 데이빗(존 조)이 딸 친구의 전화번호 하나 알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며, 일단 SNS 게시물을 통해 딸의 주변을 조사하는 데서 시작된다. 개인정보만으로는 접근불가인 SNS, 비밀번호를 바꿔 겨우 찾아들어간 딸과 관련된 게시물이 데이빗 가족의 아픔과 연결이 된다. 사랑했지만 이미 세상에 없는 아내의 기억을 지우고 싶은 데이빗과 엄마의 기억과 연결된다면 무엇이든 간직하며 키우고 싶은 마고의 마음이 고스란히 PC화면을 통해 드러난다. 딸을 찾기 위한 하나의 단서도 놓치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절박감과 절망감 등 데이빗의 심정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

영화 ‘서치’는 SNS의 소통이 오프라인 소통보다 덜 감정적일지도 모른다는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일조한다. 쇼핑, 인간관계, 교육, 교통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급변하는 소통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세대라도 이제는 바꾸지 않고서는 지내기 힘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SNS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툴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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