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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일본 발렌타인데이 가부장제 하에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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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4 12:00:00 수정 : 2019-02-14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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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들이 가부장제 하에서 변질된 발렌타인데이에 반기를 들고 있다.”

CNN은 홍콩발 기사에서 14일 이렇게 전했다.

CNN은 발렌타인데이인 이날 “일본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초콜릿을 주는 것이 의무화된 수십년 전통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14일에, 전 지역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그들의 남성 동료들에게 ‘기리(義理) 초콜릿’을 주도록 기대되거나 의무를 지며, 여성들은 또한 마음을 담은 ‘혼메이(本命)초콜릿’을 연인에게 주도록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올해에는 여성들이 재정적으로 바닥내는 이 관행을 끝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리’는 ‘의리’, ‘혼메이초콜릿은 ‘진짜 (발렌타인데이용) 초콜릿’이라는 의미다.

도쿄 백화점이 진행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여성 60%만이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살 것이라고 답했고, 오직 35%만이 남성 직장동료에게 초콜릿을 줄 걸로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CNN은 1958년 일본 제과회사의 캠페인으로 발렌타인데이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이때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캠페인으로 서구의 버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이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꽃과 초콜릿을 선물하는 2월 14일 서구의 버전을 거꾸로 만들었다(upend)고 설명했다. 이어 1980년대 초콜릿 회사들은 보상을 시도했다. 3월 14일 화이트데이가 남성이 여성에게 호의를 돌려주는 날로 소개됐다. 두 날짜 모두 초콜릿 산업에는 요긴한 날이 됐다. 발렌타인데이는 일본 연간 초콜릿 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CNN은 덧붙였다. 2017년엔 초콜릿류 등 단 것이 53억9000만 달러(약 6조600억원) 상당이 팔렸고 이것은 인구가 더 많은 중국이나 인도보다도 더한 것이었다. 도쿄에 위치한 미국 템플 대학의 일본 전문가 제프 킹스턴은 CNN에 “발렌타인데이는 일본에서 거꾸로 뒤집혀 일본 가부장제의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지난주 토요일(9일)에는 ‘로맨틱 캐피탈리즘(낭만산업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단체 RAUP(Revolutionary Alliance of Unpopular People)의 12번째 집회도 도쿄에서 열렸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이벤트를 퍼뜨려 과도한 소비문화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을 밀어내려는 회사들에 반대한다”는 참석자 아키모토 타케시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이들의 불만 중 하나는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이 일터에서 어떤 직원들에게는 이런 제과류를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가 그 사람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런 정서는 일본 전역에 공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회사는 직원들이 초콜릿 가격을 비교하거나 받지 않는 사람들을 부각시키면 문제가 생긴다며 ‘기리 초콜릿’을 금지했다.

이처럼 발렌타인데이 전통에 논란이 일자 올해는 한 고급 초콜릿브랜드가 ‘기리 초코 선물을 그만두자’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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