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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트럼프, 성과 과시 국내정치용 발언"

‘방위비 분담금 더 올려야’ 언급 파장 / 靑 “인상 너무 기정사실화하지 말아야” / 강경화 “1조389억으로 양국 합의 분명” /“협상때마다 한·미 밀당… 동맹 균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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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3 19:12:45      수정 : 2019-02-13 17:24:06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양국이 제10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나온 “전화 몇 통에 5억달러(약 5627억원)”를 더 부담하기로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우리에게는 차기 분담금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예고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5억달러 인상’을 주장한 이유는 사실상 명확하지 않다. 우선은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용 발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국내 정치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 성과를 자랑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측 분담금을 더 올리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 협상에 대해 “줄 것은 주고, 더 중요한 이익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며 “통상분야 관세 협상에서 일정 부분 보상을 받아내는 대신 방위비 인상 요구를 받아주는 식으로 진행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치적을 밖에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분담금을 올리겠다고 공약한 것을 실제 이뤘고, 앞으로도 한국 측 분담금을 많이 올리겠다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또 올해 있을 독일, 일본과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한국의 사례를 적절히 이용해 두 나라의 분담 비중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분담금 협상을 할 때마다 한·미 간 밀고 당기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갈등을 구조화해 결국 한·미동맹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각료회의 주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 추가 인상을 요구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직접적 반응을 삼가면서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인상을 너무 기정사실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기한은 1년이지만, ‘한미 양측이 합의를 통해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부속 합의문에 들어가 있다”며 “인상의 필요성 여부를 양쪽이 검토하고 합의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 ‘1+1’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3,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안보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길에 오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합의한 액수는 분명히 1조389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5억달러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사실관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0차 협정을 통해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액은 787억원이다. 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씀하신 수치에 대해 배경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좀 알아볼 필요는 있겠지만, 양국 간 합의한 내용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미 양국은 지난 10일 우리 정부가 지원하는 2019년도 방위비 분담금으로 1조389억원에 합의한 바 있다”고 확인하며 “이는 2018년 방위비 분담금인 9602억원에서 8.2%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구체적 수치와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 확인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선형·박현준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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