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앞서 미국 정보기관장들이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 전망을 내놓은 것과는 결이 다른 평가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WMD(대량살상무기) 역량을 유지하려고 하고 핵무기와 생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부분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중장)도 청문회에서 “1년 전 존재했던 (북핵)역량과 위협은 여전히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
상원 청문회 출석한 정보기관 수장들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앞을 응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 .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
트럼프 정부 내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 교수는 “협상 방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결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수장들은 북한의 핵 포기 의향이 없다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실질적 협상자로서 어떻게든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경제적 유인책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보기관 판단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보당국자는 실질적 정보에 토대를 두고 전망을 내놔야 하는데, 이번 청문회를 보면 근거가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정보당국자가 의회 청문회에서 주장하기 위해서는 휴민트(인적정보), 통신정보, 첩보위성 등에 근거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미 정보수장들이 드러낸 북한 불신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정선형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linea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