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와 정신과학교실 이동영 교수 연구팀은 21일 뇌과학 국제학술지 ‘브레인’(Brain)에 게재된 표지논문을 통해 “혈액 속의 타우 단백질과 다른 알츠하이머병 유발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Aβ)의 비율을 통해 타우 단백질의 뇌 축적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묵인희 교수(사진 왼쪽)와 이동영 교수. |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치매 질환으로, 뇌세포 손상이 진행된 이후 발견되면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타우 단백질의 뇌 축적 여부를 검사하려면 일부 대학병원에서 제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양전자 단층촬영(PET) 장비가 필요해 환자의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혈중 타우 단백질 농도와 혈중 베타 아밀로이드 농도의 비율을 이용해 뇌 내 타우 단백질 축적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검사가 쉽고 비용도 대폭 절감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에는 인지기능 정상군 52명, 경도 인지장애군 9명, 알츠하이머성 치매군 15명 등 모두 76명이 실험 대상으로 참가했다. 분석 결과 혈중 타우 단백질 농도가 높을수록 뇌에도 타우 단백질이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중 타우 단백질 농도와 혈중 베타 아밀로이드 농도의 비율을 이용해 뇌 내 타우 단백질 축적을 예측한 결과 85%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묵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치매와 관련된 추가 지표를 발굴, 치매 예측 정확도를 95%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며 “이 연구가 실용화되면 치매를 초기 단계에서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돼 치매의 예방과 진행 억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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