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9일 워싱턴 DC에서 대북 구호 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유엔 등에서 제기된 미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제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이 매체가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IFRC), 국제구호단체 머시코(Mercy Corps) 등의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처로 콜레라, 결핵 등 전염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북한에 전달될 수 있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여름에 비핵화 협상이 더디게 진행된 데 따른 불만의 표시로 대북 인도적 지원 규모를 급격하게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 미국 정부 관리들이 북한에 제공되는 병원용 수술 장비, 보육원이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우유병, 결핵과 말라리아 치료 약품 등의 수출 허가를 지속해서 연기해왔다고 FP가 지적했다. 국제 민간 구호 단체들은 유엔에서 미국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미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사태에 직면했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비공개회의에서는 미국의 인도적 지원 단체 구호 활동 차단 및 지연 문제가 비공개로 논의됐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오마 아브디 사무차장은 지난해 12월 10일 유엔 대북제재위에 보낸 비공개 서한에서 미국이 결핵 치료 병원의 앰뷸런스용 태양열 발전기 등 의료 및 구호 품목의 제공을 차단해 북한에서 질병 퇴치 활동을 방해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 2018년 12월 19일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맡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미리 준비한 글을 읽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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