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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역설? 2050년엔 노인 10명 중 2명 치매 앓는다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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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1 05:00:00      수정 : 2019-01-09 09:40:50

"그게 뭐였더라?"

"거, 있잖아. 그러니까…"

이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기 쉬운 현상들입니다. 이게 심해지면 결국 치매 상태로 접어들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 등으로 국내 치매 환자는 오는 2039년엔 20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추산결과가 나왔습니다.

중앙치매센터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년간 전국 60세 이상 5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2008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연구결과인데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5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추정해보니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인구 대비 치매를 앓는 환자 비율)은 10.2%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인구 고령화, 평균수명 연장…2024년 치매환자 100만명 넘을 듯

노인 치매 유병률이 1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지난해는 9.95%였습니다.

치매 환자 수로는 75만명이었습니다. 남성 27만5000명, 여성 47만5000명으로 여성이 월등히 많은데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60세 인구집단을 대상에 포함한 결과, 60세 이상 인구에서 치매 유병률은 7.2%(환자수 77만명)였습니다.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018년 기준 60세 이상 노인의 20.2%(환자수 220만명, 남성 100만명/여성 120만명), 65세 이상 노인의 22.6%(환자수 166만명, 남성 57만명/여성 109만명)로 추정됐습니다.

물론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에 장애가 있지만, 나이와 교육의 수준에 맞는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정도를 말하며 그 자체가 질환은 아닙니다.

치매 환자가 100만명을 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전망됐는데요.

2025년에는 노인 치매 환자가 108만명(10.6%)으로 늘어나고, 2039년에는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2012년 조사 때보다 2년 더 빨라진 것입니다.

2040년 218만명(12.7%)에 이르고, 2050년엔 치매 노인이 303만명(16.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050년에 노인의 16%가 치매를 앓게 된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번 연구에선 65~70세, 70~74세 연령 구간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종전보다 낮게 나타난 데 반해 75세 이상 노인의 유병률은 올라갔습니다. 85세 이상은 38.4%였는데요.

중앙치매센터는 "우리나라 치매역학구조가 '고발병-고사망' 단계에서 '고발병-저사망' 단계를 거쳐 서구 사회처럼 초기 노인인구에서 치매발병률이 낮아지고 있다"며 "초고령 노인인구에서 사망률이 낮아지는 '저발병-저사망' 단계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치매 위험은 여성(1.9배)·무학(4.2배)·문맹(읽기 불능 5.9배, 쓰기 불능 10.1배)이거나, 빈곤(4.7배)·배우자 부재(사별 2.7배, 이혼·별거·미혼 4.1배)일수록 높았는데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 낮았습니다.

◆문맹, 빈곤할수록 치매 위험 '高高'

현대인들이 제일 많이 걸리는 치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alzheimer's disease)입니다. 알츠하이머는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됐는데요. 서서히 발병해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악화돼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71만1434명으로 11년 전과 비교해 약 3.6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치매질환 진료비는 같은기간 3965억원에서 2조9226억원으로 7.3배 증가하며 전체 진료비 증가 폭을 훨씬 앞질렀는데요.

무엇보다 치매는 나이와 연관성이 높습니다.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책 '치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알츠하이머병은 65세부터 5년마다 발생률과 유병률이 두 배씩 증가해 90세에 최고점에 도달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2017년 치매질환 전체 진료비 중 65세 이상 수진자의 진료비가 약 95%를 차지했습니다.

치매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요. 2017년 치매질환자 71만1434명 가운데 여성 환자는 69.7%(49만672명)였습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비교했을 때도 여성은 남성보다 비율이 높았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2017년 경도인지장애로 진료받은 18만6000명 가운데 여성 환자는 12만7000명에 달했습니다. 남성과 비교해 2.2배 많았는데요.

연령별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80대 이상이 2895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2404명, 60대 868명, 50대 213명 순이었습니다.

◆폐경기 전후 여성호르몬 변화…치매에 취약

그렇다면 유독 치매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전문가는 "치매 위험인자는 나이, 성별, 유전인자가 가장 크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높다. 그 이유는 호르몬과 남녀의 수명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여성이 폐경기 전후에 호르몬 변화로 치매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지면서 수면장애와 정서장애가 발생하고 주의 집중력, 단기기억력 등 기억에 문제가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창욱·주수현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노인 388명을 대상으로 평균 36개월을 추적 관찰했는데요.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저체중인 경우 정상 체중보다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2.38배 높았습니다. 이런 경향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뚜렷했습니다.

이창욱 교수는 "노년기 영양 결핍은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해 치매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에 관여한다. 저체중이 치매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산과 치매가 연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5명 이상 출산한 여성은 출산 경험이 1∼4회인 여성에 비해 치매 위험이 70% 높아졌다고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8월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농도 변화가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통계청의 '201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수명은 85.4년으로 남성보다 약 6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매가 나이와 연관이 있어 기대수명이 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치매=뇌의 문제'…100세 시대 행복하게 장수하려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일본의 신경내과·치매 전문의인 하세가와 요시야 씨는 저서 '백년 두뇌'에서 치매의 원인, 현상, 예방법 등을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00세 시대에 행복하게 장수하려면 평생 쓸 수 있는 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치매는 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통계를 주의깊게 봐야하는데요. 전체 고령자 가운데 22%가량인 152만명이 이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즉, 65세 이상 인구 세 명 중 한 명 정도가 치매 환자이거나 그 예비군이라는 것입니다.

하세가와 씨는 그 분기점을 40대 나이로 보고 있는데요. 이 무렵에 접어들면서 두뇌 활동이 젊은 시절보다 저조해지기 마련인데, 이때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치매 상태로 이어지기 쉽다고 역설합니다.

반면 40대부터 두뇌 활용법, 생활 습관, 업무 방식 등 여건을 제대로 갖추면 60대 이후 삶은 극적으로 변합니다.

고령자 뇌를 촬영해 보면 뇌 크기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뇌를 꾸준히 관리하고 쓰는 사람은 노화에 따른 뇌 위축이 일어나긴 하나 그 기능이 약화하지는 않는다고 하세가와 씨는 전합니다.

그는 "뇌의 사령탑인 전전두엽, 기억의 중추인 해마, 감정을 제어하는 편도핵이 100년 두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뇌 기능을 강화하고, 운동으로 건강 수명을 늘리고, 풍부한 인간관계 등 외부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흡연은 뇌 건강에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평생 쓸 수 없는 뇌로 직진하는 외길이나 다름없습니다. 혈관을 좁혀 혈류를 방해하고, 건강 세포를 손상하는 활성산소를 생산해 암에 걸릴 위험까지 높이는데요.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나 차가운 맥주 등 냉(冷)음료를 선호한다면 치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아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차가운 음료나 자극적인 음식을 찾기 때문입니다. 젊은 나이에 심각한 건망증을 겪는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도 지나친 스트레스와 관련 있습니다.

'영츠하이머'는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결합한 용어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 등으로 젊은 나이에 겪는 심각한 건망증을 뜻합니다.

노화를 앞당기는 산화와 당화를 예방하거나 늦추기 위해선 적절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근육의 종류로는 순발력이 필요할 때 쓰는 백색근과 지구력이 필요할 때 쓰는 적색근이 있는데, 이 가운데 적색근이 100년 두뇌 관리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아가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는 말 역시 가슴 깊이 새겨둬야 합니다.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데요. 이는 치주질환이 당뇨병을 일으키고 이 당뇨병이 바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반면 튼튼한 치아로 꼭꼭 잘 씹어서 음식을 삼키면 뇌의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영양분이 활발히 공급돼 치매 예방 등에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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