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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 교수 추모 물결 이어져,환자"선생님 덕분에 새 삶 얻었다.비보에 허망·비통해…

입력 : 2019-01-02 09:28:20 수정 : 2019-01-02 09: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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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고(故) 임세원(47·사진)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에 대한 네티즌들의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온라인상에선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임 교수에 대한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임 교수를 추모하는 이미지를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 게재하며 통해 추모 열기를 확산 시키고 있다. 

특히 임 교수의 부고를 전해 들은 그의 환자와 지인 들이 생전 치료와 연구에 헌신적이었던 임 교수의 모습을 기억하는 추모 글을 남겨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했다.

그에게 직접 치료를 받았다고 밝힌 한 누리꾼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월 1일 당연히 모두가 새해를 맞이했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라며 "선생님. 선생님께서 계셨기에 저는 새로운 삶을 얻었다. 제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A씨는 "선생님께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으로 허망하고 비통하다"라며 "제가 지금 겪는 이 감정을 어떠한 말로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제는 전하지도 못할 말들을 적자니 너무나도 슬픈 감정이 들지만 이렇게라도 선생님을 기리고 싶다"라고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임세원 교수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한 누리꾼 B씨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만성 통증을 앓는 중 스스로 자살을 결심한 적이 있다"라며"정신과 의사도 죽고 싶게 만드는, 하지만 누군가 알고 도와주면 이겨낼 수 있는 자살이라는 괴물. 그는 이 과정을 책으로 썼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 책을 읽고 문자 한번 보낸 것이 마지막 연락이었다"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이던 겸손한 사람이었다. 죽음의 순간이 더 마음 아프다"라고 밝혔다.
 
이어 B씨는 "예약하지도 않고 몇 달 만에 온 마지막 환자. 진료 시간도 지났기에 안 봐도 그만이련만 그는 기꺼이 진료를 했다"라며 "그 환자는 이미 살인을 결심하고 온 것일 텐데... 칼을 휘두르는 환자를 피해 도망가는 중에도 다른 의료진들 챙겼단다"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1일부터 SNS 등을 통해 확산 되고 있는 고(故) 임세원 교수의 추모 이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12월31일 임 교수는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에 환자 박모씨(30)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렸다. 임 교수는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약 2시간 뒤 별세했다. 박씨는 간호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임 교수는 20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를 돌보며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였다.  

2011년 보건복지부와 생명보험사회 공헌재단의 후원으로 개발돼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으로 보급 중인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해왔다.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토대로 자살예방을 위한 저서인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에서 임교수는  "전문의가 되고 나서도 10년 이상이 지난 뒤에야 자신이 틀리고 환자들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도 많은 환자들을 만나 임상경험이 쌓여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우울증으로 상당 기간 고통을 받고 나서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임 교수는 생전 자신의 SNS를 통해 남긴 글에서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고,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고,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라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라며 의사로서의 소신을 다짐 한 바 있어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이브닝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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