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생명의 나무’ 바오밥 나무도 기후변화에 쓰러졌다 [월드이슈]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9-01-01 16:00:00 수정 : 2019-01-01 17:12:0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수천년 동안 살아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바오밥 나무가 기후변화 탓에 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시기가 늦춰져 수분 보충이 어려워지면서 쪼개지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아프리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오밥 나무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저널 네이처 플랜츠가 펴낸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가장 오래된 바오밥 나무 13그루 중 9그루, 가장 큰 6그루 중 5그루가 지난 12년 동안 부분적으로 고사되거나 완전히 메말라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바오밥 나무는 3000년까지 살 수 있고 너비가 버스와 비견될 정도로 거대한 식물로 짐바브웨,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주로 서식한다.

과학자들은 수천년간 발생했던 지구의 각종 변화를 견딘 바오밥 나무가 최근 잇따라 고사하기 시작한 건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판 우드본 아이뎀바 연구소의 연구원은 “남아프리카의 바오밥 나무들은 지난 1000여년 동안 심각한 가뭄과 우기도 견딘 개체들”이라면서 “고사한 것으로 확인된 바오밥 나무 중에는 2000년 넘게 산 나무 3그루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아드리안 파트루트 연구원은 “건강한 나무에는 70~80%의 수분이 있었지만 죽은 개체에는 수분이 40% 정도만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우기가 2015년 9월 시작되지만 이듬해 2월까지도 비가 내리지 않을 정도로 기상 환경이 예측불허인 점도 바오밥 나무 고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지난해까지 관광객들의 명소였던 ‘선랜드’라는 이름의 바오밥 나무가 무너진 사건은 바오밥 나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였다. 1000년이 넘게 산 이 나무의 수관은 와인바를 열 수 있을 정도로 내부 공간이 넓어 사람들은 이곳에서 이국적인 정취를 즐겼다. 하지만 이 나무는 2016년 가지가 부러진 뒤 지난해 완전히 두 동강이 났다. 선랜드 바오밥 나무에서 와인바를 운영했던 헤더 반 히르덴은 “(두 동강이 났을 때) 당시는 새벽 4시였는데 우리는 점보 제트기가 우리 정원에 추락한 줄 알았다”면서 “나무가 부러진 것을 알고 아는 절망감을 느꼈다. 마치 내 영혼이 합께 무너진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신성한 생물로 인식되는 바오밥 나무는 잎이 약제로 이용되고, 열매는 비타민 C를 가득 품고 있어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남아공 림포포주 치바디니에서 바오밥 나무 관리를 맡고 있는 무아날로 다이어는 “우리는 사람(Mutu)과 나무(muree)를 지칭할 때 같은 접두어를 사용하는 데 이는 나무를 사람과 똑같이 생각한다는 의미”라며 고사하고 있는 바오밥 나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CNN방송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