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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경쟁 선두 선 美·中… 추격 나선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 신년특집]

입력 : 2019-01-01 10:00:00 수정 : 2019-01-01 09: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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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개발史… 향후 10년 분수령 / 2010년 ‘딥러닝’ 개념 등장 후 급진전 /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두뇌 경쟁 / 국내 기업들 하드웨어 분야 우수 / TV·에어컨 등 IoT가전 기술력 세계 톱 / AI 전반선 美와 1.8년, 中과 1.4년 격차 / 'AI 시장 선점' 연구개발 팔 걷어 / 삼성·LG 글로벌 연구소 세워 인재 영입 /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도 외연 확장 올인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열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AI기술 개발과 사업모델 발굴에 나서면서 세계는 AI시대로 향하고 있다. 과학계는 AI 개념이 처음 등장한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60년의 발전보다 향후 10년간 달라질 변화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원래 AI는 1956년 수학자인 존 매카시 다트머스대 교수가 ‘인간과 같이 생각하는 기계’라는 개념으로 언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서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처리속도 문제로 AI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기술이 발전한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서는 전문가 시스템의 유지비용과 잦은 오류 등으로 AI의 등장은 먼 미래의 일이라는 회의적인 의견이 나왔다. IBM의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에게 승리한 1997년 AI는 잠시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기술이 부족해 정체기를 맞았다.

AI는 2010년 딥러닝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딥러닝이란 AI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패턴을 인식하는 ‘머신러닝’을 뛰어넘어 스스로 데이터를 분류하고 상하관계를 파악한다. 딥러닝과 함께 AI 발전에 속도가 붙었고 기업들도 이를 활용한 결과물들을 하나둘 선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 미국의 퀴즈대회인 ‘제퍼디쇼’에서 IBM의 AI 컴퓨터 왓슨이 인간 퀴즈 챔피언 두 명을 동시에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10월에는 애플이 AI 비서 ‘시리’를 탑재한 아이폰4s를 내놓으며 이목을 끌었다.

데이터 확보에서 유리한 구글과 아마존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앞세워 AI 스피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공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선보여 점유율을 높였다. 알렉사는 한 토크쇼에 출연해 웃는 이유에 대해 “인간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은 우선 하드웨어 분야 AI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데이터가 저장되는 공간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세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은 ‘춥다’, ‘덥다’라는 언어를 감지해 실내 온도를 조절해 준다. 원하는 방송을 알아서 찾아주는 TV나 미세먼지와 습도 등에 따라 세탁방식이나 탈수 정도를 제어해주는 세탁기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갈 길이 멀다. AI 산업의 경우 미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우리나라의 AI 수준이 미국과 1.8년의 격차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유럽의 1년과 일본·중국의 1.4년보다 격차가 더 크다.

국내에서는 새해부터 AI 연구를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월 석방된 이후 본격적인 AI 사업에 전력투구하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석방 뒤 유럽 출장에 올라 현지 AI 업체들을 살펴봤고 5월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AI 전문인력 1000명을 확보하고 세계 거점 도시에 AI센터를 설립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매년 5억대 이상의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만큼 데이터 확보에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인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AI 석학 래리 헥 박사와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가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AI기반 감정인식 연구자인 마야 팬틱 교수, 뇌 신경공학 기반 AI 석학 세바스찬 승 박사 등도 삼성전자가 공들여 영입한 인재다.

LG전자는 지난 6월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산하 조직인 소프트웨어센터 AI연구소를 신설하고 음성인식과 생체인식, 알고리즘 등 AI 제품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캐나다 토론토에 AI연구소도 설치해 지난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회사의 모든 서비스에 AI가 도입되는 만큼 전사적인 역량을 쏟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검색과 장소, 음성인식은 물론 번역 플랫폼인 파파고에도 AI를 도입했다.

카카오 역시 AI 플랫폼 카카오I를 론칭하고 음성인식과 시각 엔진, 대화 엔진, 카카오택시 등에 이 서비스를 적용했다. 카카오는 확장성과 개방성을 앞세워 AI 생태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영어를 모국어나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들과 비교해 불리한 점이 있지만 극복하지 못할 난관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지원과 민간 차원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선진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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