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자정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주말부터 셧다운에 직면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예산으로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1일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이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배정된 국경안보 용도의 예산도 모두 사용된 게 아니다”며 “(백악관이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 ‘트럼프 셧다운’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18일 카운터파트너인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에 국경보안 용도의 16억달러에 이민 관련 예산 10억달러를 추가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왼쪽),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
NYT는 국경장벽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백악관이 의회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백악관이 50억달러 예산 확보를 위해 며칠 사이에 민주당에 모종의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연방정부는 올해 초 단기간 셧다운 상황에 놓였다. 이민법 개혁을 둘러싸고 백악관과 민주당이 강경 대결로 치달으면서 예산안 합의 시한을 놓친 데 따른 결과였다. 그때도 트럼프 대통령과 슈머 원내대표는 각기 ‘슈머 셧다운’과 ‘트럼프 셧다운’ 등의 발언으로 상대를 자극했다가 비판적인 여론에 잠정적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 불법 입국을 도모했다가 국경순찰대에 구금돼 숨진 과테말라 출신 7세 소녀 재클린 칼 마킨의 시신은 20일쯤 고국으로 귀환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국 뉴멕시코주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던 마킨은 지난 6일 국경순찰대에 잡혔다가 이틀이 안 돼 숨졌다. 마킨은 아버지와 함께 불법이민자 수송용 버스에 올랐다가 구토 증세 등을 보였지만 적기에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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