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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발언 용인 안 해" 스티커 붙인채 거리 누비는 日택시

입력 : 2018-12-16 16:06:33 수정 : 2018-12-16 16: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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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택시회사…"우익시위 마주친 초등생 공짜로 태워줍니다"
한류팬 사장 "혐한시위 목격 후 가슴 아파하다 스티커 부착"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택시회사가 혐한(嫌韓) 발언·시위 등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택시에 내건 채 거리를 달려 주목받고 있다.

1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사카 스미노에(住之江)구를 거점으로 하는 니혼조(日本城)택시 소속 택시 60여대는 유리창에 '헤이트 스피치, 용인하지 않는다'고 적힌 스티커를 붙인 채 운행하고 있다.

니혼조택시가 이런 스티커를 붙이게 된 데에는 이 회사의 사카모토 아쓰노리(坂本篤紀·53) 사장이 거리에서 혐한시위를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재일 한국인이 모여 사는 쓰루하시(鶴橋) 지역에서 혐한시위를 하는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카모토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택시에 이런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다.

사카모토 사장은 "혐한시위의 발언자가 미성년자였다는 점에서 특히 가슴이 아팠다"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슬퍼하다가 스티커를 택시에 붙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별을 멈추는 것은 생각을 바꾼다면 간단히 가능하다"며 "사람을 미워해서 얻는 게 무엇인가. 차별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반(反) 혐한' 전도사로 나서고 있지만, 그 역시 어릴 적에는 또래의 재일 한국인들과 티격태격하기도 했다고 한다. 

2013년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인 밀집 지역에서 `재일특권을 용인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 등에 소속된 혐한 시위대가 욱일승천기와 플래카드를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던 그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에 빠진 것을 계기로 그동안 자신이 재일 한국인들에 대해 가졌던 차별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에 의해 각인된 얕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사카모토 사장은 "승객 중에는 스티커를 보고 운전사에게 항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응원을 담은 편지가 오기도 한다"며 "회사에 전화를 걸어 '책임자 나와라'며 화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내가 나서서) 응대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우익들이 조선학교 앞에서 혐한시위를 할 경우 무료로 집에 데려다준다는 공지도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초등학생들이 학교 앞에서 무서운 아저씨(강자에게는 말을 못 하는 실제로는 약한 사람)가 마이크로 화를 낼 때 요금 걱정하지 말고 전화해주세요. 안전하게 데리러 가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사카모토 사장은 이 글과 관련해 "실제로 (초등학생들이) 이용한 적은 없다"면서 "어른이라면 아이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헤이트 스피치가 사라져서 차량에 이런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 없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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