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이 난폭운전으로 부모를 잃은 10대 딸이 엄벌을 요구한 난폭운전치사범(致死犯)에게 징역 18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하며 난폭운전에 경종을 울렸다.
난폭운전치사범 이시바시 가즈호. ANN 캡처 |
이시바시 피고는 지난해 6월 가나가와(神奈川)현 도메이(東名)고속도로에서 하기야마 요시히사(萩山嘉久·당시 45)씨 부부와 10대 두 딸이 탑승한 승합차를 진로방해 등의 난폭운전으로 추월선인 1차로에 정차시킨 뒤 시비를 하던 중 대형 트럭이 승합차를 추돌해 차 안에 있던 부부 2명이 사망하고 두 딸이 다치는 사건을 일으켰다. 이시바시 피고는 사고 수분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하기야마씨에게 주차 문제로 주의를 받은 뒤 앙심을 품고 과속·난폭 운전으로 쫓아와 참사를 일으켰다.
피해자인 하기야마 요시히사 부부. ANN 캡처 |
사고 당시 상황. 마이니치신문 |
요코하마법원은 “중대한 교통사고를 발생할 수 있는 속도로 (하기야마씨의) 차를 감속시켜 정차시킨 뒤 트럭의 추돌 사고를 일으켜 하기야마씨 부부가 사망하고 두 딸이 다쳤다”고 위험운전치사상죄를 인정했다.
지난해 사고 당시 하기야마 요시히사씨 가족이 타고 있던 승합차. ANN 캡처 |
앞서 이 사건 검사는 지난 10일 피고에 징역 23년을 구형하면서 피해자 부부의 장녀(17)의 의견진술을 법정에서 대독(代讀)했다.
“ 사건에 대해서는 가능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학교공부나 시험, 일상생활에서 열심히 하거나 즐거워하려고 하는 것은 현실 도피를 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 같은 세상에 있다는 생각만으로 불안하게 됩니다.
두 번 다시 그런 사람과 관계되고 싶지 않습니다.
아빠, 엄마는 결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죽기 직전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무서우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밤에도 잠이 들 수 없습니다.
가족 모두 함께 죽는 게 나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여러 가지 일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빠, 엄마 일을 생각하면 엄벌에 처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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