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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터 대학까지… 우즈베크 한국어교육 열풍

입력 : 2018-12-02 19:45:22 수정 : 2018-12-02 19: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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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인기에 코리안드림 맞물려 / 영어 외 첫 국정교과서로 발간 / 최근 한국학 단과대학까지 설립 / 4년새 한국 유학생도 10배 늘어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쑥∼”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제35학교의 한 4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반주에 맞춰 한국 동요인 ‘올챙이와 개구리’를 율동과 함께 부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 시내에 자리 잡은 제35학교의 초등 4학년 한 교실에서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학생들이 녹음반주에 맞춰 율동을 곁들여 한국 동요인 ‘올챙이와 개구리’를 부르고 있었다. 근처 다른 교실에서는 남녀 고교생들이 ‘사다’ ‘잡다’ ‘팔다’ 등의 한국어 기본 동사와 과거형 표현을 배우고 있었다.

초·중·고(1∼11학년) 통합학교인 이 학교는 현지 초·중등학교 중 한국어 교육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1990년 한국어 방과후 수업을 시작한 뒤 2009년부터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선택했다. 한복까지 차려 입은 아흐메도바 세빈치(15)양은 “한국말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고 한국에 유학 가고 싶어서 좋아하는 K팝을 들으며 한국말을 연습하고 있다”면서 “정말 좋아하는 방탄소년단(BTS)을 직접 보는 게 꿈”이라고 하며 활짝 웃었다.

고대 실크로드 중심지인 우즈베크에 한국어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외국어로선 영어 외 처음으로 한국어 국정교과서가 발간된 데 이어 최근 한국학 단과대학도 설립됐다. 한국 드라마와 대중가요의 인기와 한국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는 ‘코리안드림’ 현상 등이 맞물린 결과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우즈베크에서는 수도 타슈켄트뿐 아니라 사마르칸트, 부하라 등 지방도시까지 한국어 학습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어반은 과거에 고려인 학생이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일부 개설됐으나 두 나라 교육당국이 한국어 교육 기반 마련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2012년 이후 본격 증가했다. 특히 양국 교육당국이 2015∼2017년 공동 개발한 고교 한국어 교과서는 우즈베크에서 영어 다음의 외국어 국정교과서로 발간됐다. 국가 주관 한국어 경시대회가 열리고 한국어를 제1 외국어로 가르치는 현지 학교가 늘었다.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제35학교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현재 우즈베크 내 초·중등학교 34곳(9300여명)과 대학교 13곳(2100여명)에서 정규과목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만 1만1400여명에 달한다. 현지 한국교육원의 한국어강좌나 한글학교 수강생까지 감안하면 2만명 가까운 규모다.

지난 9월엔 중앙아시아 최초로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교에 한국학 단과대까지 개설됐다. 쇼리아 우스마노바 단과대학장은 “한국어학과는 40명 모집에 125명이 지원할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국어학 석사과정인 나자로바 마지나(23)는 “어려서부터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계 기업들의 취업 기회 확대로 한국어를 전공하게 됐다”며 “박사과정은 한국에서 밟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으로 유학 온 우즈베크 유학생은 7555명으로 4년 전(754명)보다 10배가량 늘었다. 중국과 베트남, 몽골 유학생에 이어 4번째로 많다. 
사르바르 바바호자예프 우즈베크 국민교육부 차관은 “IT 분야 등 한국에서 여러 지식과 기술을 배우려는 학생이 많아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전국 국민학교(통합 초·중·고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할 계획”고 소개했다.

타슈켄트=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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