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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의 e스포츠 파밍] 이동섭 “e스포츠 종주국 위상 흔들리고 있다”

입력 : 2018-12-02 10:00:00 수정 : 2018-12-01 15: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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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 인터뷰 / 문재인 정부 인식 개선 필요 / e스포츠 종주국 위상 땅에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제대로된 스포츠로 대우받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인류 공동의 가치인 스포츠 정신을 담아야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아니라 즐기는 문화로서 게임이 사회에 정착되야 한다. 세계일보가 국회 최고의 게임 및 e스포츠 전문가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이동섭 의원을 만나 우리 나라 게임산업의 미래와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물어봤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이동섭 의원. 김경호 기자
◆“대통령 무관심으로 중국에 밀리는 종주국 위상”

이동섭 의원은 28일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는 게임강국이자 e스포츠 종주국이었지만 지금은 점점 세계무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땠다. “이어 게임을 득표의 일환으로 밖에 생각 못하는 문재인 대통령으로 인해 제대로된 지원 조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세계 e스포츠 무대에서 종주국으로서 활약을 해왔던 우리나라 e스포츠는 지난 8월 열렸던 아시안게임 e스포츠 시범종목에서 롤에서 중국에 참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큰 관심을 받았던 ‘2018 롤드컵’에서 마저 대거 탈락하며 중국에 왕좌를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진흥의지가 현재 무색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당시 게임업계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게임‧e스포츠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며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관련 발언도, 관련 행사도 참석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후보 시절의 공약은 단지 득표를 위한 ‘공수표’ 남발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이동섭 의원. 김경호 기자
◆‘판호 문제’ 등 난제 산더미…정부는 강건나 불구경

이 의원은 우리나라 게임산업을 저해하는 요소로 현재 냉혹해지고 있는 환경을 꼽았다.

이 의원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중독 물질 지정’이 현실화 되고 있는데 부처 간 의견 조율조차 되고 있지 않다”며 “중국산 게임은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반대로 국산 게임은 판호 금지에 묶여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국제 질병분류 제11차(ICD-11) 개정판에 게임장애(게임중독)를 질병 코드로 등재하기로 하고, 내년 5월 열리는 W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고 이대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e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트렌디한 스포츠이고, 게임산업은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게임과 e스포츠는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이자, 미래 먹거리”라며 “정부가 정신 차리고 게임과 e스포츠를 제대로 살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미 우리 의원실을 중심으로 e스포츠 각 전문가들이 모여 ‘e스포츠 진흥법 전부개정안 T/F’도 구성해서 조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스포츠 ‘양극화 문제’…e스포츠 인큐베이터 필요

e스포츠 전문가인 이 의원은 향후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e스포츠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양극화 문제의 해소를 고민하고 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성장해온 e스포츠는 이제 체계적인 범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부처별 의견이 일원화되고 있지 않고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한데로 모을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e스포츠의 경우 아마추어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 e스포츠는 일부 종목의 대형 구단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추어 없이는 프로도 없다”며 “아마추어를 위한 지원책은 없다 보니, 프로와 아마추어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수십억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한 달에 10만원씩 받아가며 겨우겨우 연습하는 선수들도 많다”며 “이들을 위해 향후 ‘e스포츠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인 연습공간과 숙식, 인터넷 환경만 제공한다면 우리나라의 e스포츠 토양이 좀 더 튼튼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장병규·이기흥, 게임·e스포츠 관련해 ‘구시대적 인식’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두 번째 국정감사를 맞이했고, 이번 국정감사에서 과연 문재인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서는 대체 어떻게 게임과 e스포츠를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싶었다”며 “하지만 블루홀 의장이기도 한 장 위원장은 자사의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에 힘입어 정부의 총리급 직책을 맡았지만 ‘게임이 4차산업혁명에 포함되는지 논란이 있다’고 대답해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위원장이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이끌면서 게임 진흥을 위한 활동이 전무했고, 의지도 없었으며, 관련 발언조차 없었던 것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도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 답변을 내놓았다”며 “대한체육회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대답하는 것을 보니 황당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출전 막판까지 참가 가능성을 두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던 것은 대한체육회의 이러한 보수적 태도가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수박겉핥기’ 아닌 게이머들에게 도움되는 의원 될 것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게임강국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잘 알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소수의 인기 프로게이머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고, 게임 구단들도 적자로 인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프로게이머들은 승부조작의 유혹에 늘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사들도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가챠 시스템’에 대해 이용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만 있고,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심리적 간극은 벌어지고만 있다”며 “제대로 된 게임 관리 없이 소위 ‘단기성 먹튀’ 게임이 양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게임을 사랑하는 국회의원으로써,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도 답답하기만 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빨리 깨닫고 게임과 이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게임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후반기 국회에서도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 게임과 e스포츠 관련 정책제시와 법안 개정 등의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수박겉핥기 식으로 잠깐 훑고 지나가는 포퓰리즘적인 행보가 아니라, 게이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맺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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