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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피해자 어머니, ‘친하게 지내라’며 가해자들 불러 피자 사줬다”

입력 : 2018-11-20 10:15:02 수정 : 2018-11-20 10: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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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학생 추락사 피해자 어머니의 지인 증언 인천 중학생 추락사 피해자 어머니의 지인인 한 러시아 여성은 20일 “가해 학생들은 피해자와 어릴 적부터 함께 놀던 사이”라며 “그 아이들은 피해 학생이 친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아들도 한국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 돈까지 준 적 있다. 부모님이나 학교들이 차별하지 않도록 가르쳐줘야 한다”고 우리 사회의 ‘차별문제’를 거론했다.
인천 한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10대 중학생을 추락 직전 집단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중학생 A군 등 4명이 16일 오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자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러시아 지인 “피해자 어머니, 아들 친구들 집에 불러 피자 사주기도”

러시아에서 13년 전에 한국으로 이주해 피해자 가족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진 마리아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해자 어머니가) 당연히 힘들죠. 아들이 없어져서”라며 “아직은 말씀하기도 많이 싫고 힘드니까.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라며 어머니의 상태를 전했다.

그는 또 “친구(가해자)가 자기 집에 와서 밥 같이 먹고 같이 놀고. 어렸을 때부터 알았어요”라며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었는지. 당연하죠. 이해 못 하죠”라고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마리아씨는 피해자 어머니가 아들이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피자도 사주기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 아이(가해자)가 아들 집에 와서 피자도 먹고 같이도 놀았어요”라며 “(그런데도) 우리가 볼 때는 왕따처럼 대했어요. 애들이 안 놀아주니까 걱정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가족처럼 친구처럼 하고 싶잖아. 그런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마리아씨는 또 “(가해자 중) 제일 키 큰 아이 있잖아요. 그 아이가 제일 (피해 학생과) 친했어요”라며 “이건 제가 볼 때는 여우처럼 하는 것 같아요. ‘이거 해 줘. (그럼) 우리가 놀아줄 거야’ ‘피자 사줘. 그럼 우리가 놀아줄 거야’ 그런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따돌림 빈번...우리 아들도 친해지고 싶어 돈까지 줬다”

마리아씨는 자기 아들에 대해 “18살, 만 나이로. 한국 나이로 열아홉. 우리 아들 러시아에서 태어났어요. 러시아 얼굴이에요. 5살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라며 “고등학교 다녀요. 계속 한국 학교에 다녔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사람들이) 괴롭히는 거 되게 많았었어요”라며 “한국 사람처럼 안 닮아서. 그래서 아들도 되게 어려웠었어요, 옛날에”라고 괴롭힘당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마리아씨는 “한 8살 때 아들이 친구랑 같이 잘 못 지냈어요. 저도 애들이 다 ‘미국인이다, 미국인 잡았어’ 막 놀리고 아들도 그렇게 괴롭혔어요”라며 “그러면 아들이 친구 지내고 싶어서 저한테 집에서 돈 훔치고 1만 원씩, 5000원씩 애들한테 주고 친구 하자고”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 선생님이 저한테 연락이 와서 아들이 애들한테 돈 주고 아니면 뭐 초코파이 같은 거 사주고”라며 “애들한테 그런 일도 제가 기억을 하고 있어요”라고 안타까워했다.

◆“러시아에서도 고려인 안괴롭히는데... 우린 다 사람”

마리아씨는 “우리 애는 한국 문화 다 받아들이고 있어요. 김치도 잘 먹고 농담도 같이하고 똑같은 거, 인형 같은 거, 게임 같은 거 똑같이 해요. 왜 이렇게 괴롭혀요?”라며 “이건 부모님들이 애들한테 가르쳐줘야 돼요. 학교에서도 가르쳐줘야 돼요. 다 사람들이 러시아, 코리아 뭐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하는데) 우리 어차피 다 사람이에요. 러시아에서도 애들이 고려인 애들 안 괴롭혀요”라고 답답해했다.

그는 “왜 우리 애들한테 그렇게 괴롭히고 왜 이해 못 해요? 왜 선생님들이 왜 학교에서 왜 애들한테 안 가르쳐줘요?”라며 “그렇게 안 되는지 학교에서 가르쳐줘야 돼요. 우리는 다 사람이에요”라고 강조했다.

◆14세 중학생, 또래학생 집단폭행 피하려다 추락사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던 한 중학생이 이를 피하려다가 추락해 숨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공분이 일고 있다.

A군(14)은 지난 13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동급생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추락사했다. 피해 학생은 러시아 국적의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A군이 폭행을 피하려다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 가해 학생 4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이때 법원에 출두하던 가해 중학생 중 한명이 입은 패딩점퍼가 숨진 학생의 것으로 확인되며 큰 비판을 받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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