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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 오랜 우호관계 아세안…北 역내 복귀 협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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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15 18:13:58 수정 : 2018-11-15 18: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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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올해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ASEAN) 특별정상회의와 전날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는 주된 의제인 경제협력과 함께 북한 비핵화에도 상당 부분 초점이 맞춰졌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내년 말 한국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을 제안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역내 협력 무대에 북한을 복귀시킨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북한 비핵화와 정상국가화 국면에서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아세안의 향후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뉴스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관계 유지해 온 아세안

아세안은 1967년 베트남전이 본격화되고 인도차이나 반도에 공산주의가 확산되면서 이에 공동대응할 필요에 의해 결성됐다. 인도네시아, 타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가 처음 창립선언을 한 국가다.

첫 시작은 ‘반공(反共)’을 위한 역내 단체였지만, 아세안은 적극적으로 북한을 지역 다자무대에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북한이 외부와 격리된 채 남아 있을 경우 지역 안보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로 2000년 북한은 아세안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에 가입했다. 아세안안보포럼은 북한이 참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지역 다자협력체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세안은 북한이 문제가 있는 국가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ARF와 같은 다자 무대로 끌어 들이는 관여(engage)를 통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997년 군부 독재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받고 있던 미얀마를 아세안에 가입시킬 때도 이같은 논리가 작용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오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한국사진공동취재단
◆“아세안 역할은 북한 비핵화 이후 더 중요”

지난해 북한을 ARF에서 추방할 것을 아세안 국가들에 요구하기도 했던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된 올해 들어서는 이 같은 압박을 줄여가는 분위기다. 전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아세안 정상회담 뒤 대북 제재를 다시 강조했듯 경제 제재 압박은 여전하지만, 지난해처럼 ARF 추방 같은 초강수를 거론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북한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아세안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연구위원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성공적 진행과 이에 따른 경제 재제 해제까지를 1단계, 북한 개혁개방이 진행되고 정상국가화되는 단계를 2단계로 본다면 2단계에서 아세안의 역할이 더욱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주축이 된 비핵화 협상 단계에서 아세안은 조정자, 중재자적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이용한 역내 평화 여론 조성, 동남아비핵지대조약 활용 등이 아세안이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역할로 꼽힌다.

하지만 이후 개혁·개방 단계에서는 북한과의 오랜 우호 관계와 상호 이해로 서구 국가들보다 불가역적 개혁을 이끄는 데 강점을 가질 수 있다. 1년 뒤가 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을 위도도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이같은 아세안의 잠재적 역할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도 1950년대부터 북한과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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