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 9월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량에 따르면 용산구의 서울 외 외지인 주택 매입 건수는 173건으로 전체 거래량(522건)의 33.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3.2%에 비해 10%p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용산구의 주택외지인 매입 비중은 지난 4월 31.4%에서 5월에 24.7%로 줄었다가 8월에 28.8%로 늘어난 뒤 9월 들어 33%를 넘겼다. 이는 강남(25.0%), 송파(26.9%), 서초(19.7%) 등 강남 3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을 웃도는 것이다.
주택매매거래량 집계는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으로, 주택거래 신고 기간(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을 고려하면 9월 신고 건수에는 7, 8월 계약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7, 8월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에서 밝힌 여의도와 용산 일대 통합개발 발언으로 이들 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다. 용산은 지난 6월 말 용산 주한미국사령부의 평택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 조성사업 호재까지 가시화하면서 이 시기에 거래된 매물 10건 중 3.3건을 지방 등 타지역 거주자가 매입했다.
전체 서울 주택 외지인 매입 비중도 증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18.5% 선이었으나 올해 8월에는 21.0%, 9월에는 22.7%로 늘었다. 지방 주택시장은 침체한 곳이 많은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지인들의 투자가 증가한 것이다.
서울 사람들이 경기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꾸준히 늘고 있다. 9월 신고 기준 서울 거주자의 경기지역 주택 매입 비중은 18.5%로 8월(20.42%)보다 줄었으나 작년 9월(16.4%)보다는 증가했다.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가 늘면서 서울 주민의 투자 또는 실수요 목적의 손바뀜이 늘어난 영향이 커 보인다. 서울의 높은 집값과 전셋값을 못 이겨 경기도로 밀려나는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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