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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예산심사 제대로 하자

납세자인 국민 설득하고 책임지는 정치과정/ 정쟁 말고 사업성과·우선순위 치열한 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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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6 23:58:17      수정 : 2018-11-06 23:58:17
미국의 예산 대가 아론 윌더브스키는 예산을 ‘상충하는 정책 간의 치열한 투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떠한 사업이 얼마나 예산에 반영되는가는 결국 납세자인 국민을 설득하고 책임지는 정치과정이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나라살림의 책임을 나누어 분점하고 있다지만 힘의 균형이 기획재정부 예산실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 쪽으로 쏠리는 예산과정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예산심의 기간도 늘리고 깊이도 충실해져야 한다. 지난 1일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 예산심의의 본 막이 올랐다. 국회에서는 앞으로 한 달간 정쟁이나 수사가 아니라 근거에 기반한 실질적인 사업성과와 우선순위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9.7% 증가한 470조5000억원으로 확정해 국회로 넘겼다. 최대 증액분야는 보건·복지·노동으로 올해 대비 12.1%가 늘어난 162조2000억원이 편성됐는데, 이는 전체 예산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이것도 전체 모습은 아니다.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권고해 올해 예산안 설명자료부터 반영된 국가재정 외로 운용되는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포함할 경우, 총지출 규모는 470조원 수준이 아니라 540조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행정학
현재는 건강보험료를 세금과 같이 인식하지만 총재정 규모에서는 제외하고 있어 국민이 보건복지 지출을 과소하게 인식하게 하는 문제점이 있다. 당연히 국민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는 보험료를 포함한 일반정부 기준에서 보건·복지·노동분야의 사업 우선순위를 심사해야 한다.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기초생활보장 강화, 기초·장애인연금 인상 등 저소득층 소득지원 확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원성과와 연계해 사회안전망을 보다 촘촘하고 효과적으로 짜야 한다. 청년 구직활동지원금을 신설해 중위소득 120% 이하 구직청년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사업과 노인빈곤층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부조 사업 간의 균형도 감안해야 한다. 청년실업도 중요하지만 빈곤노인 대책도 비중 있게 반영돼야 한다.

소득분배만큼 중요한 것이 자산분배이듯 신혼부부 대상 신혼희망타운 1만5000호 공급 등 주거지원 확대사업은 청·장년층의 내집마련 부담을 덜어주는 모기지론의 확대와 그 효과를 엄정하게 비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고용보험 미적용자 대상 출산급여 지급, 아이돌봄서비스 지원대상과 수준 확대 등 저출산대책 예산은 실효성을 기준으로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엄청나게 남발하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예산의 총체적인 성과분석에 기초해 사업을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

판문점선언 이행 등과 관련된 남북협력기금은 올해보다 1385억원 증액한 1조977억원으로 확대됐다. 남북협력 예산은 유연한 집행을 위해 기금으로 반영하고 있는바 남북협력기금 심의는 북한의 비핵화 일정과 보조를 맞춰 신중히 처리돼야 한다. 행정부와 같이 국회에서도 사업별 기대성과를 철저히 따져 과속 우려나 과다한 불용을 방지해야 한다.

2015년에는 13조9000억원 수준이었고 올해보다 22% 많은 23조5000억원으로 편성된 일자리예산은 재정사업 심층평가 결과를 반영해 우선순위가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 장애인·여성·노인 등 취약계층의 재정지원 일자리 확대는 유례없는 고용위기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중소기업취업 청년의 자산형성을 위한 청년 일자리대책, 신중년 전직지원강화 및 재취업유도사업은 바람직하다. 사회서비스일자리와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은 단년도 일자리예산의 관점을 넘어 연금부담까지를 감안한 중·장기적 시각에서 추진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투자로 분석된 직업훈련 강화와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부처별로 분절화된 일자리네트워크의 통합 활성화사업은 보다 강조돼야 한다.

민생경제와 투자 및 소비심리가 바닥으로 가라앉은 터라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로서 나아가 지렛대로서 예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 경제는 내년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거시예산 측면에서 확장적 재정투자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중요한 것은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포용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보다 효과적으로 쓰이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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