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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더 힘들다'…문턱 낮은 대부업체에 빠지는 20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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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3 12:43:12 수정 : 2018-11-03 17: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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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고는 갚지 못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은행 문턱이 높은 이유도 있지만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 등을 따져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예금보험공사 분석에 따르면 20대의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잔액을 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차주수도 같은 기간 3.9% 늘었다. 30~60대 다른 연령의 신용대출 차주수는 모두 줄어들었는데 20대만 유일하게 늘어난 것이다.

연체율도 높아졌다. 20대 채무불이행금액 증가율은 14.1%로 연령 중 가장 높았다. 특히 20대 남성 채무불이행금액 증가율은 23.4%에 달한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20대도 적지 않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상위 20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20대는 22만6915명, 대출잔액은 8321억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약 367만원꼴로 빌린 셈이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20대의 85.9%는 법정최고금리 24% 이상의 초고금리를 부담하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20대 연체율은 7%로 연령 중 가장 높았다.

금융실적이 많지 않은 20대는 돈이 필요해도 은행에서 빌리기 쉽지 않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상대적으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어 20대의 이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소득 등을 생각하지 않고 멋모르고 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대부업체 1인당 대출액인 367만원에 연 24% 금리를 적용하면 88만800원, 월 7만3400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언뜻 크지 않은 돈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소득이 높지 않은 20대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돈이다.

실제로 20대의 금융이해력은 낙제 수준이다. 2016년 금융감독원의 금융이해력조사에서 20대는 100점 만점에 62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두번째로 낮았다.

70대(54.4점)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금융이해력 조사는 대출이자·분산투자·원리금 계산 등의 개념을 묻는 금융지식 조사, 적극적으로 저축하는지, 자산의 상환능력을 따져 물건을 사는지 등을 묻는 금융행위 조사, 저축보다 보시를 선호하는지 등을 묻는 금융태도 조사로 구성된다. 20대는 세 항목에서 60∼70대와 비슷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렇다 보니 빚에 내몰려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까지 내몰린다. 지난 8월 익산에서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편의점에 침입해 현금을 챙겨 달아난 20대가 붙잡히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대 청년들에 대한 금융교육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20대가 고금리 대출에 몰리지 않도록 청년층에 차별화된 신용평가나 대출상품 등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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