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2차전 위해”… ‘누구 디벨로퍼스’ 공개

SKT ‘누구 콘퍼런스 2018’ 개최 / ‘누구’ 간편하게 개발할수 있는 웹사이트 / 마우스·키보드 조작만으로 ‘플레이’ 제작 / 기업 200여곳·개발자 참석 뜨거운 관심 / 장유성 단장 “SDK 공개 통해 대중화 선도”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스피커 기술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확장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AI 스피커 제품을 앞다퉈 내놓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은 외부 개발사의 서비스 개발 지원을 확장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 성능 고도화를 통한 시장 선점이 관건이 되면서다. 서비스 개발의 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AI 스피커 이용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2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누구 콘퍼런스 2018’을 개최하고, AI 오픈플랫폼 ‘누구 디벨로퍼스’의 기술 및 활용법 등을 공개했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로 가장 많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이 오픈플랫폼을 내놓자 외부 개발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행사에는 누구 디벨로퍼스를 활용하려는 200여 기업과 개발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SK텔레콤 AI 플랫폼인 ‘누구’ 기반의 서비스를 간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다. 외부 개발자가 직접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누구 플레이키트’와 디바이스 관리용 ‘누구 비즈’로 구성된다. 그래픽사용자환경(GUI)을 채택해 개발자는 코딩에 능숙하지 않아도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플레이’(누구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국내 최초 AI 스피커인 ‘누구’는 출시 이후 2년 동안 총 36개의 서비스를 내놨다. 이번 오픈플랫폼 공개로 외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AI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어 서비스 영역은 대폭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누구 플레이’를 만들기 위한 플레이빌더 이용법 및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술 소개가 진행됐다.

2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SK텔레콤의 AI 오픈플랫폼 공개행사 ‘누구 컨퍼런스 2018’에 참석한 개발자들이 누구 디벨로퍼스 기술 및 활용법 설명을 듣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장유성 서비스플랫폼 사업단장은 “이번 누구 디벨로퍼스 공개를 통해 AI 개발의 문턱을 낮추고 개방하는 첫발을 내디뎠다”며 “앞으로도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공개 등을 통해 AI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다. SK텔레콤 ‘누구’를 비롯해 네이버 ‘클로바’, 카카오 ‘미니’, KT의 ‘기가지니’, 구글의 ‘구글홈’ 등이 등판해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 홈’이 조만간 후발주자로 이 시장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AI 오픈플랫폼을 개방하면서 본격적인 차별화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 개발자를 얼마나 끌어들여 이용자를 사로잡느냐에 따라 점차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장 단장은 “SK텔레콤은 뮤직 서비스, 비티비(Btv), 11번가 등 가진 게 많아 모든 생태계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로 국내 최고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 등 유명 해외 사업자들이 인터페이스를 잘 만들었지만 한글 서비스 측면에서는 명절에 나오는 외국인 노래자랑 수준”이라며 “‘누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이런 아쉬움을 없애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창업진흥원과 함께 ‘누구’ 오픈플랫폼 확산을 위해 총 8400만원의 상금을 걸고 ‘누구 플레이’ 개발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개발과 아이디어 2개 부문으로 나뉘며, 다음 달 23일까지 접수한다.

정지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