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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중화장실? '몰카'는 모텔·헬스장 같은 사유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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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2 13:34:14 수정 : 2018-10-22 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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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서 몰카 8대로 객실 17곳 찍은 30대 검거
군부대가 밀집한 강원 철원군의 한 모텔에서 ‘몰래카메라’(몰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장병들이 외박이나 휴가를 나와 연인과 함께 투숙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처럼 불법촬영 범죄 대부분이 사유지에서 발생하는 데도 정부의 점검이 엉뚱한 공중화장실에만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철원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성폭력 범죄 등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혐의로 이모(36)씨를 체포해 조사한 뒤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철원군의 한 모텔에서 몰카 8대로 17개 객실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는 이 모텔 주인과 친분을 쌓고 청소 등 모텔 일을 도와주면서 객실들에 몰카를 설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범행은 한 모텔 이용객이 객실에 떨어져 있는 몰카 추정 물체를 보고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씨가 사용한 몰카는 객실 내 벽에 부착하는 일명 ‘스위치형 몰카’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와 탐문 수사를 통해 그를 검거했다. 서울 은평구에 살며 프리랜서 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씨는 힘들거나 할 때 무작정 버스를 타고 철원까지 갔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한 이씨의 노트북에서 다른 모텔에서 찍힌 몰카 영상이 나온 점 등을 토대로 이씨가 찍은 영상이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유출 사실 역시 부인 중이라고 한다. 이씨의 집에서는 영상이 담긴 대용량 저장장치 등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메일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영상을 주고받았을 수도 있어 유출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몰카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고 있으나, 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는 해마다 수천 건씩 발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등이 전국의 공중화장실을 뒤졌지만 발견된 몰카는 한 대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처럼 모텔이나 헬스장, 목욕탕 같은 사유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잇따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국감을 앞두고 낸 자료에서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몰카 범죄 6465건 중 화장실에서 발생한 범죄는 전무했음에도 전국 공중화장실 3만9000개를 조사했다가 몰카를 단 한 대도 찾지 못했다”며 “실효적인 몰카 단속을 위해 점검 장소와 방법을 지능적으로 다양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사유지의 특성상 경찰 등 공권력이 제대로 점검 작업을 벌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몰카 탐지 장비를 빌려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니 모텔 등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이 이 제도를 적극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모텔, 헬스장, 목욕탕 같은 곳 외에도 지하철역이나 버스, 아파트, 상점, 길거리 등에서도 몰카 범죄가 빈발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주영·배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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