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일찌감치 발레계에서 눈여겨본 인재들이다. UBC에 들어온 건 지난해 10월. 연수단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코르드발레로 합류했고, 지난겨울에는 ‘호두까기 인형’ 주역에도 발탁됐다. 모두가 대학 이름 하나만 보고 전력질주하는 사회에서, 이들은 학벌 대신 좋아하는 일을 택했다. 유진양은 이미 중학교 2학년 때 발레를 위해 학교를 관뒀다. 국내 1세대 스타 발레리노 이원국의 권유가 영향을 미쳤다. 학교에 가는 대신 주 7일 연습벌레로 살았다. 중·고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치렀다.
“대학 졸업 후 오는 곳이 발레단이잖아요. 4년 후 오는 것보다 바로 입단해서 경험 쌓는 게 제 춤에 도움되지 않을까 했어요. 공부하고 싶으면 서른, 마흔 넘어서 대학에 가도 돼요. 춤은 젊어서밖에 할 수 없지만 공부는 늙어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선우)
“원래 성격 자체가 엄청 내성적이고, 사람들 앞에서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에요. 발레를 하면 할수록, 말하지 않아도 나를 표현할 수 있었어요. 계속 하고 싶었죠. 발레는 배우면 배울수록, 더 배울 게 많아져요.”(유진)
5살 때 발레를 접한 유진양은 8살 때 학원에 다녔다. 전공하기로 마음을 굳힌 건 2년 후였다. 선우군은 6살 때 자세 교정을 위해 발레를 시작했고 8살 때 전공하기로 결정했다. 12살 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를 연기한 독특한 경력도 갖고 있다. 당시 생겨난 팬들이 요즘도 선우군의 공연을 보러 온다. 이들은 어릴 때 “재능 있다는 얘기는 안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끈기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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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버설발레단은 미래가 기대되는 김유진·임선우에게 ‘발레계의 김연아’ ‘발레계의 조성진’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유진양은 “표정 연기와 아름다운 선이 피겨에서 느껴진 건 김연아 선수가 처음이어서 그분 영상을 많이 봤다”고 했고, 선우군 역시 “성진형 연주 영상은 몇 번씩 돌려봤다”고 했지만 “너무 대단한 분들이라 저희에게는 과분한 수식어 같다”며 웃었다. UBC 제공 |
“저도 연습에서 안 되는 동작을 끝까지 해보는 편이에요. 근성, 끈기가 있는 거죠. ‘끼’도 조금 있는 것 같아요.”(선우)
“사랑 부분은 조금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요. 그런데 배신감 표현은 아직 좀 어려워요. 2막 솔로르·감자티 결혼식에서 니키아의 감정이 배신감 하나는 아닐 거예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슬픔, 여전한 사랑도 있겠죠. 이걸 관객에게 전달되게 표현하는 게 어려워요.”(유진)
“워낙 잘하는 오빠예요. 최근에 정말 잘한다고 느꼈던 게, 오빠가 ‘춘향’에서 방자 역할을 맡았거든요. 리허설 볼 때 정말 놀랐어요. 방자 그 자체여서.”(유진)
전문 무용인으로 첫발을 뗀 이들은 갈 길이 멀다. 유진양은 “미래를 얘기하긴 이르고, 당분간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 선우군이 그리는 미래는 좀더 구체적이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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