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지사를 ‘정권의 피해자’로 규정하거나 유도하며 정권과 틈새 벌리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국감에서 보인 ‘투사’의 모습과 달리 차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이 지사는 당내에서 강력한 대선경선 후보였고 지금도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런저런 견제가 많으리라 예상된다”며 “경선 때 문 정부 실세로부터 자진탈당 압력을 받으신 적 있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그런 말을 하는 분이 있었다”며 “나보고 (탈당을) 고려하라고 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탈당을 안 하면 그만 아니냐”고 말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이 지사가 엄청난 압박을 받아서 안됐다는 느낌도 있다. 탈당을 권유받고 경찰 압수수색도 받았다. 소회가 어떠냐”며 이 지사를 감싸는 발언을 했다. 이에 이 지사가 “인생무상이죠”라고 답하자 조 의원과 이 지사가 크게 웃어 국감장 취재진 사이에서는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감사는 질의 전 이 지사의 신변자료 요구 등으로 30분가량 지연됐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 때부터 지금까지 정치활동하며 제소를 많이 했는데 제소현황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감은 국가가 위임한 사안과 국가가 보조금 지급한 사안에 대해 하는 것이다. 도민의 정치적 선택을 받은 도지사의 개인적 사정을 조사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해 팽팽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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