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진 양송이소스 |
국내에서 생산되는 굴은 20여종이지만 실제 식재료로 많이 쓰는 굴은 5종류 정도다. 일반적으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생산이 되는데, 요즘에는 개량돼 사계절 내내 나오는 프리미엄 품종을 종종 볼 수 있다. 굴 최대 생산지역은 잘 알려진 통영. 흔히 석화로 불리는 굴은 일반적으로 통영 굴을 말한다. 줄 같은 것을 이용해 주렁주렁 매달아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4~5월 벚꽃이 필 시기에만 나오는 벚굴도 있다. 섬진강에서 바다로 가는 길목에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에서 서식하며 손바닥 크기만 한 것도 있다.
바질향 자몽소스 |
피망피클소스 |
굴은 날로 먹거나 구워서 먹거나 쪄서 먹는데 날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특히 다양한 소스를 곁들이면 맛이 배가 된다.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소스는 역시 초장. 보통 다진 마늘과 슬라이스한 청양고추를 곁들여서 먹는다. 초등학생시절 살던 동네 골목어귀 포장마차에서 아저씨들이 서서 소주 한 잔에 커다란 껍질굴을 까서 초장에 찍어 먹던 모습이 기억난다. 하지만 이렇게 먹으면 굴의 신선한 미네랄과 바다향이 강한 초장 맛에 묻혀서 잘 느껴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서양에선 라임 또는 레몬만 뿌리고 소금을 약간 곁들여서 먹는데 미네랄과 바다내음이 잘 느껴진다. 타바스코 같은 핫소스도 많이 사랑받는다. 초장도 맛있지만 오늘은 굴의 맛을 더욱 살려줄 안셰프만의 비법 소스 3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트러플향의 다진 양송이, 피망피클, 바질향 자몽이다.
다진 양송이는 트러플이 진하지 않고 몽환적으로 풍기는 매력이 있다. 진한 굴 향이 먼저 시작되고 은은한 트러플 향이 따라 오기 때문에 굴과 양송이는 절묘한 조합을 이룬다. 고급스러운 굴이 더 매력적으로 변화는 순간이다. 피망피클 소스는 피망의 경쾌한 맛이 굴과 잘 어울린다. 레드와인 식초를 곁들여 만드는데 레몬과 라임을 대신해서 굴의 비린 맛을 잘 잡아준다. 바질향 자몽소스는 외국의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상쾌한 바질향과 섬세하게 뜯어낸 자몽 과육이 굴과 어우러지면서 입안에서 톡톡 터지고 굴의 바다내음과 허브의 부케가 절묘하게 공기를 타고 입안에 머문다. 특히 과즙이 주는 신선함이 서로 엉켜 마치 칵테일 같은 느낌을 준다.
■3가지 소스 만드는 법 : 트러플 향 양송이는 트러플 오일 30㎖, 퓨어 올리브 오일 30㎖, 다진 양송이 3개 분량, 소금, 후추 양송이를 잘게 다져서 모든 재료를 섞는다. 피망피클 소스는 샬롯 1개, 청피망 홍피망 1/4개, 레드와인 비니거 100㎖, 설탕, 소금을 준비한다. 샬롯은 잘게 다지고, 청피망 홍피망은 5㎜ 크기로 잘라 섞은 뒤 하루 숙성한다. 바질향 자몽소스는 바질 10g을 잘게 다져 퓨어올리브 오일 100㎖와 섞어 이틀간 서늘한 곳에 두고 체에 걸러 사용한다. 자몽은 겉껍질을 제거한 뒤 안에 있는 하얀색 껍질을 손가락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과육이 짓눌러지지 않게 알알이 분리한다.
■굴 손질법 : 전용 굴 나이프를 이용해 윗 껍질을 떼어낸 다음 관자를 조심스럽게 칼로 밀어내듯 분리한다. 굴 알맹이를 정수 물에 헹군 뒤 레몬 한 개 분량의 즙과 물 200㎖를 섞은 물에 담가 헹구고 물기를 털어내 다시 껍질에 담는다.
■플레이팅 : ① 미리 씻어서 말린 조약돌을 냉동고에 두고 접시에 조약돌을 담는다. ② 3개의 굴에 피망 피클, 바질오일과 자몽과육, 숙성시킨 트러플향의 다진 양송이를 얹는다. ③ 토핑한 굴을 조약돌에 위에 얹어서 플레이팅을 완성한다.
■플레이팅 : ① 미리 씻어서 말린 조약돌을 냉동고에 두고 접시에 조약돌을 담는다. ② 3개의 굴에 피망 피클, 바질오일과 자몽과육, 숙성시킨 트러플향의 다진 양송이를 얹는다. ③ 토핑한 굴을 조약돌에 위에 얹어서 플레이팅을 완성한다.
안충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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