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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위대하다? “아니, 인체는 결함 투성이야!”

입력 : 2018-10-13 03:00:00 수정 : 2018-10-12 2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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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런츠 지음/노승용 옮김/까치/1만7000원
우리 몸 오류 보고서/네이선 런츠 지음/노승용 옮김/까치/1만7000원


인간은 자신이 고도로 진화한 피조물이라고 생각한다. 인체 장기와 조직과 기능은 경이로운 아름다움과 복잡성으로 신의 훌륭한 창조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개체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리고 실제 이런 인체의 오묘한 신비를 다룬 책은 수없이 많다.

뉴욕시립대 생물학 교수이자 과학전문가인 저자의 ‘우리 몸 오류 보고서’는 인체가 얼마나 훌륭하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 대개의 책과는 완전히 다르다.

책은 인체 진화의 위대함에 가려진 수많은 결함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우리에겐 거꾸로 달린 망막이 있고, 몽당꼬리가 있고, 손목에는 너무 많은 뼈가 있다. 다른 동물들은 잘만 만드는 비타민과 영양소를 우리는 음식을 통해서 얻어야 한다. 신경은 괴상한 경로로 뻗어 있고, 림프절은 없느니만 못하다. 뇌는 우리를 속이며, 우리에겐 편향과 선입견 성향이 있다. 현대 과학의 도움 없이는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저자는 인간의 설계 결함을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눈다.

첫 번째는 우리의 몸은 과거 조상들이 살던 환경에 맞게 진화했는데, 이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인간의 몸은 살이 쉽게 찌는 반면 금방 빠지지 않는 성향이 있다. 저자는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았던 홍적세(洪績世) 중앙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오늘날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불완전한 적응이다. 사람의 무릎은 네발걸음을 하다가 점차 두발걸음을 하게 되면서 그에 맞게 진화했다. 무릎뼈들은 직립보행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거의 완벽하게 적응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고, 해부학적 적응이 덜 된 상태로 결함이 남아 있다.

세 번째 범주는 진화의 한계에서 비롯된 결함이다. 우리가 지독히 비효율적이면서도 변화가 불가능한 신체 구조를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음식물과 공기를 둘 다 통과시키는 우리의 좁은 목구멍, 혹은 발목에서 너덜거리는 쓸데없는 뼈 일곱 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렇듯 우리의 몸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지만 그 결함 또한 인간의 몸의 일부이다. 저자는 인간의 몸에 있는 수많은 설계 결함들을 위대한 생존 투쟁에서 얻은 상처라고 말한다. 그 모든 시간과 선택에 의해서 환상적일 만큼 튼튼하고 생명의 무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신체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책을 통해 독자는 인류가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하기 위해서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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