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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부실이 더 문제"…스리랑카인 선처 여론 확산 [이슈+]

입력 : 2018-10-10 10:17:40 수정 : 2018-10-10 10: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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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의 지하 탱크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고양 저유소 화재의 원인으로 밝혀진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되자 여론이 거세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정식 비자를 받아 국내에 들어온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호기심의 대가로 떠안아야 할 책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이유에서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스리랑카 출신의 A(27)와 관련해 검찰이 보강 수사 지시를 내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재 ‘스리랑카인을 당장 풀어주고 큰 상을 주십시오’, ‘스리랑카인 노동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세요’, ‘스리랑카 노동자 구속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등의 게시물이 수십건 올라와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9일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에 대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경찰은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과 관련해 중실화 혐의로 스리랑카인 A(27)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스리랑카 출신의 A(27)씨는 2015년 5월 비전문 취업(E-9) 비자로 입국했다. 현재 불법 체류자 신분이 아닐뿐더러,월 300만원가량을 버는 성실한 현장직 노동자였다. 여러 공사현장을 거쳐온 A씨는 사고 당일에는 저유소 바로 뒤편의 경기도 고양시 강매터널 공사현장에 투입돼 일하고 있었다.

화재사고가 난 지난 7일에도 오전 중 두 차례 발파 작업이 있어 일을 했고, 쉬는 시간이 되자 전날 초등학교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워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게 말 그대로 ’화근‘이 됐다.

A씨가 날린 풍등이 300m를 날아 저유소 탱크 옆 잔디에 떨어져 불이 붙으면서 피해액 43억원의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결과 잔디에 불이 붙고 폭발이 있기 전까지 18분간 대한송유관공사 측에서 아무도 이를 인지조차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 관리‘에 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CCTV 영상 공개 경기 고양경찰서가 9일 공개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 스리랑카인 A(27)씨가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는 풍등을 쫓아 뛰어가고 있다. 풍등이 저유소 근처로 날아가서, 잔디밭에 떨어져 연기가 피어오른 뒤, 불길이 치솟고 있다.
고양경찰서 제공

특히 폐쇄회로(CC)TV가 45대나 설치돼 있는데도 모니터링 전담 인력이 한명도 없었다는 점과 탱크 외부에 화재를 감지할 장치나 불씨가 탱크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줄 장치가 전혀 없었다는 데서 ‘총체적 부실’ 논란까지 일었다.

직장인 송종영(31)씨는 “저유소 관리자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건지 궁금하다”면서 “풍등 몇 개면 우리나라 전체 저유소가 다 불에 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오히려 자인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가 저유소 존재를 알면서도 풍등을 날렸다며 중실화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동정여론과 반대로, 아무리 작은 실수라 하더라도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A씨를 비난하는 여론도 물론 없지 않다.

구속 여부와 별개로 향후 재판에서 중실화 혐의가 인정되면 A씨는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헤질 수 있다.

한편 강신걸 경기 고양경찰서장은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과 관련, 검찰에서 수사 내용을 보강하라고 해 보강내용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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