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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핀테크 등서 ‘룰 세터’ 될 기회 놓쳤다”

입력 : 2018-10-09 19:09:03 수정 : 2018-10-10 10: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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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배 디지털금융연구소장
“정보기술(IT) 이노베이션(혁신)이 파이낸스(금융)와 만나면서 전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더 늦어지면 안 됩니다.”

문영배(사진) 디지털금융연구소장 겸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의 목소리에는 절박감이 묻어났다.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 문 소장은 “장기 비전에 대한 통찰력 부족과 각종 규제로 한국의 금융은 정체돼 있다”며 “변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소장은 더 이상 국내 시장 플레이어들하고만, 금융산업 내에서만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은행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알리바바,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들”이라며 “이들은 IT 혁신으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만들고,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IT는 국경이 없다. 아무리 국내에서 규제한다고 해도 이를 적용받지 않는 해외 플레이어들이 국내로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IT 혁신이 비즈니스를 만나 양면성 플랫폼이라는 유형의 비즈니스가 만들어졌고, IT 혁신이 금융을 만나 핀테크가 됐다”며 “이미 한국은 이 분야에서 룰 세터(rule-setter·규칙을 정하는 사람)가 될 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었다. 블록체인, 빅데이터, AI 분야에서 뒤처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또다시 다른 이들이 정한 규칙을 따라가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 소장은 “우리는 기존 금융은 규제라는 울타리에 갇혀 IT를 받아들이는 혁신이 늦고, IT가 파이낸스를 받아들이는 것도 제약이 있다”면서 “규제는 적절해야 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하지만 규제가 산업의 방향까지 가로막으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 금융이 우리보다 20년 늦었고,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라며 “지금은 핀테크는 우리보다 중국이 더 앞선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는 “정책 당국자나 회사 경영진은 글로벌 트렌드를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단한 뒤 장기 비전을 가지고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안 하면 다른 이들이 선점한 뒤 밀고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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