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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퓨마 ‘뽀롱이’가 남긴 것… “동물원 폐쇄” 청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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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9 19:37:56 수정 : 2018-09-19 2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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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사육장 탈출했다 사살된 뒤 여론 들끓어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한 사육장 문이 열려 있다.
“평생 처음 느끼는 자유였을 텐데….” “인간의 실수로 탈출했고, 인간의 실수로 죽임을 당해야 했다.”

지난 18일 오후 대전 오월드(동물원 등 테마공원)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사살된 것을 두고 이 같은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살 조치가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가 하면, 그동안 우리 사회가 동물들의 권리에 소홀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했다 사살된 암컷 퓨마 ‘뽀롱이’가 살아있을 때의 뒷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19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청원이 70건 넘게 올라와 있다. 한 청원인은 “관리를 소홀히 한 사육사와 퓨마를 죽인 엽사를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뽀롱이에게 “다음 생에는 동물원에서 구경거리가 되지 말고 초원을 뛰어다녀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청원도 있었다.

동물원을 아예 없애거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또다른 청원인은 “동물원은 분명 우리 아이들이 평소에 보지못하는 동물을 가까이서 보는 곳이고 또 흥미로워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결국엔 인간이 돈벌이를 위해 동물들을 가둬놓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물원 폐지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단체들의 입장 표명도 이어졌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포획이 불가피하더라도 반드시 사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당국의 의지는 이해하지만, 마취총을 여러 발 발사하는 등 조치했다면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전동물원에서 퓨마 1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포획에 실패해 사살한 뒤 동물원 내 동물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뉴시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원이 멸종위기종 복원이나 서식지 보전 등 연구 사업도 하고 있지만 사실 오락의 기능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며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야생동물을 감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도시공사와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5분쯤 오월드 사육장에서 퓨마 1마리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에 사육장 청소를 마친 직원이 실수로 철문을 잠그지 않은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오월드 측은 관람객과 보문산 일대 등산객을 긴급 대피시켰고, 당국은 즉각 수색 작업에 나섰다.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뽀롱이’ 수색에 투입된 경찰 특공대가 임무를 마친 뒤 복귀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수색을 시작한 지 1시간20분 만인 오후 6시34분쯤 수색대가 오월드 내 뒷산에서 뽀롱이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쐈으나, 뽀롱이가 도망가면서 포획에 실패했다. 오월드 측은 날이 어두워지면서 결국 뽀롱이를 사살하기로 결정했다. 뽀롱이는 탈출 신고 접수 4시간30분 만인 오후 9시44분쯤 발견돼 엽사에게 사살됐다.

퓨마는 호랑이, 사자 등과 같은 고양이과 맹수다. 주로 미국과 남미 대륙에 살아 ‘아메리카 호랑이’ 또는 ‘아메리카 표범’으로도 불린다. 야생 퓨마는 사슴 등을 잡아먹고 살지만 더러 사람이 기르는 가축을 공격하기도 한다. 다른 맹수에 비해 성질이 온순한 편이라 인간을 습격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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