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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갑론을박…“아동 혐오” vs “사업자·손님 권리”

입력 : 2018-09-18 07:02:00 수정 : 2018-09-18 13: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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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파시즘-세대간 혐오] ‘노키즈존’을 보는 두 시선 아동 또는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식당·카페 ‘노키즈존(No Kids Zone)’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즉 노키즈존을 두고 아동에 대한 차별·혐오를 담고 있는 처사라는 비난과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와 다른 손님들이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어서다.

‘노키즈존’은 2014년 여름 서울에 처음 등장해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이다. 심지어 식당과 카페뿐만 아니라 비행기나 KTX 등 장거리 이동수단에도 노키즈존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식당·카페 등에서 아동 집단 전체의 출입을 제한하기보다는 아동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예절·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대측 “아동과 기혼여성에 대한 차별·혐오 내포”

우선 노키즈존은 아동과 기혼 여성에 대한 차별적 발상이며 이들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5살 아들을 둔 주부 김모(33)씨는 17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부모들이 소란을 피우는 아이를 제지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맞다”면서도 “일부 때문에 왜 모든 아이와 부모가 차별을 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키즈존은 ‘모든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일반화에서 나온 명백한 아동 차별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은 “노키즈존은 아동과 기혼 여성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힘없는 아이와 여성에게만 제재를 가하는 것은 결국 약자를 향한 혐오”라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은 “술집이나 편의점 등에서 진상을 부리는 손님이 많다. 그렇다고 진상 손님 출입 금지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본 것 같다”며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만 왜 이런 차별적 대우를 하는지 모르겠다. 사회적 문제로 따지면 다 큰 어른 진상 손님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제주의 한 식당이 아동 동반 손님의 출입을 금지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며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노키즈존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나온 국가기관의 결정이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찬성측 “사업자와 다른 손님들의 권리도 중요”

사업자 영업의 자유와 다른 손님들이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서비스를 누릴 권리 중시 등 노키즈존을 도입하는 식당이나 카페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부산 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33)씨는 “아이와 함께 오는 손님이 줄어드는 만큼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노키즈존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예쁜 그릇에 음식을 제공하고 싶어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데, 매장 안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면서 그릇이 몇 번이나 깨졌고 따뜻한 음료를 서빙하던 중 아이와 부딪혀서 큰 사고가 날 뻔했던 적도 있었다”며 “올해 초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도 여행에서 3박4일 동안 갔던 카페가 거의 다 노키즈존이었다는 회사원 박모(31)씨는 “노키즈존이라고 안내해놓은 카페를 가보니 들어가자마자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겠더라”며 “보통 장식품이 많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곳들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장식된 물건들이 곳곳에 있어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는 충분히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사고가 나면 카페 주인도 손해가 생기고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 부모는 또 얼마나 걱정이 되겠는가. 처음부터 입장하지 않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노키즈존은 과잉조치” 응답 46%…“예절교육 강화해야”

많은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면서도 노키즈존 도입에는 아직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카페 등에서 아동 집단 전체의 출입을 제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행동(뛰는 행동 금지, 소란 금지 등)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예절·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016년 경기연구원이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1%가 ‘공공장소에서 소란스러운 아이들이나 우는 아이들로 인해 불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63.5%의 응답자가 ‘고객으로서 소란스러운 아이로부터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대답했고, ‘아이의 기본권보다 고객의 행복추구권이 우선’이라는 응답자도 51.4%로 ‘아이의 기본권이 우선한다’는 응답자(15.7%)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면서도 노키즈존이 과잉 조치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사람이 46.6%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23.4%)보다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소방안전교육이나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듯이 공공장소 예절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공공장소 예절을 지키는 것은 아이와 부모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아이와 부모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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