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안종화)는 뇌경색으로 사망한 농산물 판매업체 배송기사 A씨의 아내 이모씨가 “남편의 사망을 산재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고인이 고혈압과 당뇨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 데다 음주와 흡연 수준, 50대였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지병이 악화돼 뇌경색으로 발전했다고 볼 여지가 없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뇌경색 발병 무렵 급격한 업무 증가와 스트레스로 기초 질병이 통상의 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됐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뇌경색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생전에 월급 170만원을 받으며 일주일에 3∼4차례 오전 3∼4시에 출근해 장거리 배송업무를 하며 매주 76시간 이상 근무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2012년 1∼2월 기준으로 20t 내외였던 A씨의 담당 화물량이 추석연휴를 낀 같은 해 9월에 3배 이상인 66t으로 급증한 사실도 감안했다. 지병이 있었음에도 이처럼 급증한 업무로 인해 육체의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휴식시간이 없었다는 게 뇌경색 발병 가속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A씨는 2012년 10월 뇌경색 진단을 받고 올 2월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업무가 아니고 지병 탓”이라며 유족의 산재 판정 요구를 거부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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