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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개인 간 싸움…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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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6 17:23:35 수정 : 2018-09-16 1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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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줬다. 햄버거는 누구나 좋아하는 패스트푸드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컸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박종근 부장검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한국 맥도날드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 불기소 처분했다. 맥도날드는 이같은 사실을 온 세상에 알릴법한데 아직까지도 쉬쉬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게 두렵기 때문이다.

작년말 가맹점주에게 폭언 등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던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도 최근 혐의를 벗었다. 서울중앙지검은 BBQ 봉은사역점 가맹점주 김모 씨가 BBQ 본사와 윤 회장과 임직원을 가맹사업법 위반, 업무방해,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윤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으니 시정하고, 시정할 수 없다면 폐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나 집무집행으로서,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가맹점주 김모씨는 지난해 5월 매장을 방문한 윤 회장이 직원과 마찰을 빚던 중 욕설과 폭언을 했다며 같은 해 11월 검찰에 윤 회장 등을 고소했다. 이 고소로 자신의 얼굴이 TV와 신문 등 각종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나온 윤회장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찰 결과에 대해 윤 회장은 침묵하고 있다.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져 다행” 이라는 BBQ 홍보실 관계자 멘트가 전부다.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낸 소송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온갖 지탄과 손가락질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피해자들은 침묵하고 있다.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싶지만, 마녀사냥식 여론이 두렵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는 세상이다.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일상 생활의 도구가 되면서 말 한미디, 글 한 줄로 여론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책임이 뒤따라야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애꿋은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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