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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없애고 SW 기능 줄이고… 애플 성공의 힘은 ‘심플’

입력 : 2018-09-15 03:00:00 수정 : 2018-09-14 19: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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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코치·그레그 록우드 지음/오수원 옮김/부키/1만8000원
무조건 심플/리처드 코치·그레그 록우드 지음/오수원 옮김/부키/1만8000원


기업가이자 전문경영 컨설턴트인 리처드 코치와 벤처 투자가인 그레그 록우드가 함께 펴낸 ‘무조건 심플‘은 책 제목 그대로 기업 비즈니스 전략의 정수를 ‘심플’이라고 강조한다. 두 사람은 40여년의 연구와 분석, 통찰을 토대로 비즈니스라는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위치할 수 있는 것이 단순화 전략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성공’ 뒤에는 바로 ‘심플’이 있고, 쉽게 말해 비즈니스를 ‘심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 사례로 자동차사 포드가 꼽힌다. 1900년대 초만 해도 자동차 한 대 가격은 숙련된 노동자의 1년치 임금보다 비쌌고, 하루 생산량은 한 회사에서 5대에 불과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포드는 심플한 구조와 설계, 더 싸고 강한 재료, 새로운 생산 체제를 도입하여 ‘모델 T’라는 단순화된 표준 모델 하나에 집중했다. 그렇게 해서 생산성을 높인 결과 자동차 가격은 대당 2000달러에서 360달러까지 내려갔고 수요와 판매는 함께 급증했다. 한 해 1000대도 팔지 못했던 포드는 싸고 심플하고 운전하기 쉬운 ‘모델 T’ 덕분에 1920년 한 해에만 125만대를 팔 수 있었다. 포드는 가격 인하를 바탕으로 자동차 대중 시장을 창출했고 이를 통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광을 구가했다. 포드는 비즈니스 역사에서 단순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선구자였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파산 위기에 몰렸던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잡스가 복귀하던 1997년 애플의 기업 가치는 약 22억달러였지만 2015년에는 7420억달러로 약 330배 상승했다. 올 8월 기준 1조달러를 돌파하여 명실상부 세계 최고 기업으로 등극했다. 그 원동력 역시 ‘심플’로 집약된다. 잡스의 단순화는 기기의 버튼을 없애 버리는 것,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대폭 줄이는 것, 또 가격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편의성, 유용성, 예술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혁신의 결과물이 바로 아이팟과 아이폰이었다. 잡스와 애플은 기막히게 위대한 애용품을 완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상품 단순화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그 외에도 맥도날드, 혼다, 소니,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사우스웨스트항공, 이베이, 위키피디아, 넷플릭스 등이 지난 100년간 성과를 거둔 단순화 기업의 사례도 언급된다.

상품 단순화는 유용하고 매력적이며 사용하기 쉬운 상품의 개발에서 시작된다. 매끈하고 세련된 디자인, 심플한 사용법, 탁월한 성능이 동반된 상품은 많은 고객의 ‘애용품’으로 등극하고 덕분에 아예 존재한 적조차 없는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기도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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