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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지원 땐 무조건 1차 합격"…대학 간판만 본 대기업[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반기 공채 시즌… 취준생 울린 ‘학벌 채용’ 논란 / 현대차 , 특정 대학 채용 설명회 후 참가 학생에 “서류전형 면제” 문자 / 기업 측 “인성·태도 평가했다” 해명 / ‘명문대 프리패스’ 공공연한 관행 / “블라인드 채용 확대 공염불” 비판 / “채용 방식은 기업의 재량”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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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2 19:35:42      수정 : 2018-09-13 15:05:32
“아무래도 기운이 쭉 빠지죠….”

하반기 공채 준비에 여념이 없던 대학생 최모(25·여)씨는 얼마 전 취업 스터디에서 ‘명문대 프리패스’ 이야기를 듣고 한껏 풀이 죽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 대기업에서 일부 명문대 학생만 서류전형을 통과시켜줬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같은 기업에 지원한 최씨는 이달 말 서류전형 결과 발표만 기다리며 노심초사하는 중이다. 그는 “불공평한 처사 같다. 결국 학벌만 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대기업이 일부 대학에 사실상 채용 특혜를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학벌 위주 채용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대체적이지만 기업의 재량권에 속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2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지난 10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현대자동차는 이번 하반기 공채 과정에서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 등 7개 대학만을 대상으로 연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현재 진행 중인 신입정기공채·신입상시채용·인턴채용 지원 시 서류합격 혜택을 드리고자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간혹 채용설명회 참가자에게 가점을 부여한 경우가 있지만 신입 공채에서 학부생을 상대로 서류전형까지 면제해준 건 이례적이다. 현대차가 이런 식으로 서류전형을 면제해 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인재’로 뽑힌 학생도 얼떨떨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학생 A씨는 “(혜택 여부를) 알고 간 것은 아니지만 일단 뽑아준다고 하니 기분은 좋다”면서도 “3∼4분 정도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 어떤 기준이 작용한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시 작성한 서류에는 영어 점수나 자격증 등 스펙기입란이 없어 이름과 연락처, 학과 정도만 적어 냈다고 한다.

사실상 학벌만 본 셈이어서 취준생들 시선은 냉랭하기 그지없다. 혜택을 본 대학 커뮤니티들에서조차 ‘채용설명회 참가로 서류합격이 말이 되느냐’, ‘기업 문화가 원래 이렇냐’ 등 뒷말이 무성하다. ‘블라인드 채용’ 확대 흐름을 역행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채용설명회 참가자 전원에게 혜택을 준 것은 아니다”라며 “따로 준비한 상담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인성이나 태도 등을 평가하는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 수치화한 점수를 넘은 분들만 서류전형을 면제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취준생들에게 이런 일이 낯설지만은 않다. 기업들의 ‘학벌 중심 채용’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어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그룹 채용설명회 273건 중 202건(73.9%)이 서울 일부 대학에 집중됐다. 일부 대학 재학생을 상대로 식사와 함께 진행되는 이른바 ‘런치 설명회’도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특정 대학을 상대로만 ‘비공개 인턴 전형’을 진행하거나, 원서를 접수할 수 있는 URL을 알려준 사례도 있다.

다만 이를 두고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인재를 어떻게 평가하고 뽑을 지는 전적으로 기업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특정 대학 우선 채용설명회’ 등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 인사담당자의 52%와 학생의 20%가 ‘정당한 채용방식’, ‘좋은 인재를 먼저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응답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는 “인재 발굴이 생존과 직결된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뽑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특정 대학 선호는) 기업의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에서 비롯된 현상인 만큼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지적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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